조명우, "첫 출전만으로도 큰 의미...부담 컸다"[3쿠션 세계선수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9.11.30 17: 51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이다. 하지만 올해 최고 활약을 이어왔던 조명우(21, 실크로드시앤티)였기에 아쉬움이 더욱 진하게 남았다. 
조명우는 지난 29일(한국시간) 덴마크 라네르스의 배르켓에서 열린 '세계캐롬연맹(UMB) 3쿠션 세계선수권' 32강전에서 사메 시돔(이집트, 10위)에게 34-40으로 덜미를 잡혔다.
전반까지만 해도 20-6으로 압도했던 조명우였다. 세계선수권 첫 출전에도 여유있는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후반 들어 급작스럽게 분위기가 바뀌었다. 조명우가 좀처럼 장타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시돔에게 야금야금 추격을 허용했다.

[사진]코줌 제공

그러더니 조명우는 20이닝째 28-26으로 오히려 시돔에게 리드를 내줬다. 조명우는 25이닝까지 34-32까지 따라붙었지만 결국 경기를 내줘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다음날 만난 조명우는 의외로 담담했다. 조명우는 이번 대회 결과 대해 "나 스스로도 기대를 많이 했던 대회였다"고 말하며 잠시 생각에 잠긴 뒤 "지고 나서 할 말이 뭐가 있나. 이겨야 이것저것 말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자책하듯 씁쓸하게 웃어보였다.
조명우는 "지난해에는 시드를 받지 못해 못나간 대회라 올해는 참가가 확정되자마자 계속 고대했다"면서 "처음 출전하는데다가 1년에 한 번 있는 대회라 욕심도 있었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강했다"고 설명했다.
조명우는 올해 국내 대회서만 5승을 거두며 국내 랭킹 1위에 올랐다. 세계대회인 LGU+컵 우승까지 포함하면 6승을 올려 그야말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조명우였다. 때문에 세계선수권에 대한 기대가 컸다. 
조명우는 시돔과 경기에 대해 '방심했나'라는 질문을 듣자 고개를 가로저었다. "시돔에게 진적도 많기 때문에 이겼다 생각하지 않았다"는 그였지만 "방심은 아닌데 이번 대회 시작부터 집중이 안된 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이상하게 경기 외적인 부분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면서 "아무래도 잘해야 한다고 나 스스로 부담을 준 것이 대회를 망친 것 같다. 편하게 쳤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사진]코줌 제공
조명우는 최근 쉴새 없이 대회를 소화했다. 이번 대회에는 대한체육회장배가 끝나자마자 합류했다. 피로누적인 상태에서 옷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대회 기간 중 계속 비가 내려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다. 이 대회가 끝나면 다시 철원에서 열리는 전국대회와 월드컵(이집트) 출전을 준비해야 한다. 
조명우는 "옷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것은 내 실수다. 그리고 그런 환경이 경기에 지장을 줄 만큼은 아니었다. 피로 역시 다른 형들도 똑같이 소화하는 일정이었다"고 결과에 대한 변명을 하지 않았다.
입대 문제도 고민 중이다. 조명우는 "내년 봄에 갈 생각은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반반이다. 사실 내 마음은 굳혔는데 결국 아버지와 상의를 해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입영지원서를 내면 바로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명우는 마지막으로 "주위 분들께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해주신다. 아버지께서는 '지는 경기에서 배울 것이 많다'고 이야기해주셨다"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이 대회를 계기로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이 대회가 내 경력에 있어 훌륭한 밑거름이 되도록 스스로 노력하겠다. 주니어 세계선수권과 성인 세계선수권을 모두 제패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다졌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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