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혜란 "'동백꽃', 내 스스로 만든 편견 깰 수 있게 한 작품" [인터뷰①]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19.11.27 16: 17

“남이 저를 보는 것만 편견이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제 스스로를 편견에 가뒀었어요. 그 편견을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깨고, 더 성장한 느낌이예요.”
배우 염혜란이 ‘워너비 누나’ 홍자영으로 안방을 걸크러시로 물들였다. 매 작품 캐릭터 변주를 완벽에 가깝게 해내면서 극을 보는 재미를 높였던 염혜란은 ‘동백꽃 필 무렵’으로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완벽하게 각인시켰다.
염혜란은 2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나 ‘동백꽃 필 무렵’ 종영 소감 및 홍자영 역을 연기한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에이스팩토리 제공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공효진)을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강하늘)의 폭격형 로맨스 "사랑하면 다 돼!" 이들을 둘러싼 생활밀착형 치정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21일 종영했으며, 최고 시청률 23.8%(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동백꽃 필 무렵’이 기록한 시청률 23.8%는 올해 방송된 미니시리즈 중 가장 높은 기록이기에 의미가 있다.
염혜란은 ‘동백꽃 필 무렵’에서 이혼 전문 변호사이자 노규태(오정세)의 아내 홍자영 역을 맡았다. 염혜란은 카리스마와 재치, 쿨함과 지성미까지 고루 갖춘 캐릭터를 섬세하게 연기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염혜란은 “대본을 구현해내는 게 힘들었다. 홍자영에 대한 지문은 ‘서늘한 카리스마’, ‘조목조목’ 등이 많았다. 차분한 카리스마가 많았는데, 그 안에서 변주를 줘야하는 게 어려웠다. 캐릭터를 연기할 때 극이 진행되다 자존심에 상처가 나는 게 아닌, 처음부터 상처 받은 상태로 나왔다. 그게 너무 세게 보이지는 않을까 걱정이 있었다. 세게 보이는 게 아니라 객관적인 상황을 조목조목 팩트 폭력하는 거으로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카리스마를 변주해야하는 게 어려웠다. 홍자영이 자존심을 지키는 건 어떤 일이 있어도 흥분하지 않고 조곤조곤 따지는 것이었다. 그 부분에서 구현하는 게 힘들었다. 내 평상시 성격과 다르기도 하고, 모두 잘 해낸 것 같지는 않다. 연기를 하면서 홍자영스럽고 싶었다. 지금은 평상시에도 홍자영의 모습이 조금은 묻어 나온다”고 덧붙였다.
염혜란이 말했듯 ‘걸크러시’, ‘카리스마’가 홍자영을 관통하는 단어다. 그 카리스마는 명장면 ‘드리프트’에서 나왔다. 염혜란은 “카리스마가 폭발하는 장면이 드리프트신이다. 사실 나는 운전 초보다. 대역이 그 장면을 해줬는데 멋지게 나왔고, 거기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멋진 장면이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또 하나의 카리스마는 향미(손담비)를 제압할 때였다. 이를 두고 염혜란은 “사실 우려가 된 장면이다. ‘술집 여자’라고 하는 것 자체가 꺼려졌는데, 비하하는 걸로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며 “특히 그 장면을 통해 이 작품이 가벼운 작품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홍자영도, 다른 사람들도 이미 편견으로 향미를 정신적으로 죽였다. 살인은 까불이가 했지만 다들 한 번 씩 정신적으로 향미를 죽였다. 그런 의미가 담긴 내용이어서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비하하는 장면으로 보이면 어쩌나 싶은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카리스마와 인간미를 유연하게 오가며 홍자영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한 염혜란은 시청자들에게는 ‘인생 드라마’를 선물했고, 자신도 ‘인생 캐릭터’를 얻었다.
염혜란은 “홍자영이 ‘나 홍자영이에요’라고 하는 말이 너무 좋다. 그 말을 하면 뭔가 다 해결해 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 믿음을 준다”며 “나도 홍자영의 팬이다. 홍자영 같은 언니를 갖고 싶다. 고민을 시원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고, 해결도 해줄 것 같지 않느냐.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까 연기를 하면서 행복하고 통쾌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염혜란은 “이런 기회가 다시 올까 싶어 너무 행복하다. 어린 나이는 아니라서 이런 인기가 지나갈 거라는 걸 알고 있는데, 멘탈 흔들리지 말고 들뜨지 말고 평정심 유지하면서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염혜란은 “홍자영을 시작할 때 힘들었다. 내가 만든 나에 대한 편견에 갇혀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배우라고 내 스스로 편견을 만들었고, ‘내가 홍자영? 홍자영 연기할 수 있는 사람 많은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모두가 응원해줬고, 더불어 하나를 이뤄 나를 홍자영으로 만들어줬다. 배우로서 더 성장했고, 내가 만든 편견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elnino8919@osen.co.kr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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