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리' 후 20년만 재회"..'천문' 최민식X한석규, 역사 속 형제 케미(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11.27 13: 43

 “20년이든 30년이든 숫자는 크게 관계가 없다. 엊그제 만난 거 같은데요. 무얼. 하하”
배우 최민식과 한석규가 27일 오전 서울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내달 개봉하는 한국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길다면 긴 세월인데 오랜만에 봤는데 바로 옛날로 돌아갔다. (대)학교 때로 돌아갔다”라며 이 같은 감회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장영실 역의 최민식, 세종대왕 역의 한석규, 각본 및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최민식과 한석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youngrae@osen.co.kr

최민식은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이 만나 같이 작업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꼈다”며 “서로 눈빛을 보면서 연기하는 것은 마음을 주고 받는 건데 그게 힘든 일이다. 근데 그게 되면 반 이상을 먹고 들어가는 거다. 한석규와 연기를 하면서 옛날 얼굴이 떠오르기도 했다.(웃음) 편안한 마음으로, 마치 악기를 연주하듯이 임했다”라고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최민식과 한석규는 동국대 연극영화과 동문이며, 강제규 감독의 영화 ‘쉬리’ 이후 20년 만에 상업영화로 만났다. 물론 두 배우가 대학교 때 했던 공연까지 따지면 열 편 가량 된다고.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최민식과 한석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youngrae@osen.co.kr
이어 한석규는 “항상 제작발표회에 참석할 때 불편하고 긴장됐는데 오늘은 전혀 그런 게 없다. 편안하다”라며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이후 허 감독님과도 21년 만이다. 최민식 형님과 저는 20세 전후로 같은 꿈과 연기관을 갖으며 또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작품에서 다시 만나길 오래 기다렸다. 이번 작품 이후에도 시일 내에 또 다른 작품으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한석규는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2011) 이후 또 한 번 세종대왕 역을 맡았다. 그는 “이번에 두 번째로 세종을 맡았다. 연기하면서 드문 일인데 제가 또 하게 됐다”며 “제가 생각했을 때 천재란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 같다. 엉뚱할 정도로 풍부한 상상력 말이다. 세종과 장영실은 엄청난 상상력의 소유자 같다. 그들이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느끼는 기쁨이 어땠을지 상상해봤는데, 저와 최민식 형님의 관계로 생각해봤다. 사실 저희가 만나서 연기 얘기를 진지하게 하진 않는데 굉장히 엉뚱하다. 그래서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도 그럴 것이라고 상상했다”고 자신의 연기 방향성을 전했다.
한석규는 선배 최민식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대학교 1~2학년 때 형님의 작품에 스태프로 임한 것까지 포함하면 10편 정도 같이 했다. 정서적으로 많은 공유를 한 사람이다. 제게 많은 영향을 준 분이다. 평상시 연기에 대한 얘기는 자주 안 하는데 형님과 저는 같은 꿈을 갖고 있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최민식과 한석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youngrae@osen.co.kr
'천문'은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 분)과 장영실(최민식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았다. 이 영화는 지난해 10월 2일 첫 촬영을 시작해 올 1월 23일 크랭크업 했다.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은 “장영실이 곤장을 맞고 사라졌다. (관직에서 물러난 후) 역사적인 기록도 없다”라며 “근데 세종은 자신이 쓴 신하를 버린 일이 없다. 아무리 그 신하가 잘못을 해도 끝까지 지킨 사람이다. 그래서 장영실이 사라지고 나서 그가 어떻게 했을지 궁금했다. 역사에서 사라져서 장영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두가 궁금해 하지 않나.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보는 게 이 영화의 시작”이라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실제로 장영실이 만든 세종의 가마 안여가 부서져 그는 불경죄로 관직에서 파면됐고, 그 후로 장영실의 행적에 대한 기록은 전무하다.
이어 허진호 감독은 “장영실이 곤장 80대를 맞고 사라진 사건(안여사건)이 있는데, 그게 제가 가장 궁금해했던 부분”이라며 “안여의 부서짐 때문에 세종이 장영실을 내치진 않았을 거 같았다”고 감독으로서 나타내고 싶었던 부분을 강조했다. 이에 제작진은 장영실의 '안여'를 굉장히 크게 제작했다고 한다. 안여는 물론 자격루 등 장영실이 만든 천문 의기들이 어떻게 그려졌을지 기대를 모은다.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최민식과 한석규 허진호 감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youngrae@osen.co.kr
이에 최민식은 장영실과 세종의 관계를 상상하며 연기 포인트를 잡았다고 했다. “두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이야기할 때 과연 무슨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을지 굉장히 궁금했다”면서 “장영실이라는 사람은 세종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감사가 있다. 노비에서 벗어나게 해줬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줬기 때문이다. 자신의 능력을 100%, 200%로 발휘할 수 있게 배려해줬다. 이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을 거 같다. 그의 아이 같은 순수함과 과학자의 주도면밀함이 새종 덕분에 발휘됐을 거 같다. 정식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말이다”라고 밝혔다.
허 감독은 최민식, 한석규와 함께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명배우들이 많아서 촬영이 편했다. 특히 최민식, 한석규 두 분이 만났는데 원래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가 길어지면 커트하고 잡아가는데 저는 두 분의 연기를 보면서 잠시 감독임을 잊고 취해서 본 일이 많았다. 워낙 호흡이 좋아서다”라며 “두 분이 저한테 말을 안 하고 호흡을 맞추고 나타나기도 했다.(웃음) 감독은 잘못된 게 있는지 없는지 봐야하는데, 저는 이미 빠져서 화면을 보고 있는 일이 많았다”라고 감탄을 드러냈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최민식과 한석규 이외에도 신구, 허준호, 김태우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참석했다. 허 감독은 “좋은 배우들과 작업을 했는데 영화를 보시면 큰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 같다”고 자신했다. 12월 개봉./ watch@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