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 입성 불발, 그럼에도 방탄소년단[선미경의 연예노트]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9.11.21 19: 30

그럼에도 역시 방탄소년단이다. 
기대하던 그룹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입성은 불발됐지만, 오히려 이들의 글로벌한 영향력은 충분히 입증된 모습이다. 그래미 후보에 오르는 것만큼이나 방탄소년단을 향한 뜨거운 응원이 쏟아졌고, 후보로 지명되지 않은 것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모른채 한 그래미에 대한 뭇매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62회 그래미 어워즈’는 20일(이하 현지시각)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등 주요 부문을 포함네 전체 84개 부문 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일찌감치 그래미 후보 지명이 기대돼왔던 방탄소년단이기에 국내 가요계의 관심도 쏠렸지만 이들의 이름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입성 불발은 공교롭게도 이들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국내 가요계와 팬들 뿐만 아니라 외신들도 그래미 비판에 나서는 등 의문을 품고 있는 것. 그래미가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을 이용하면서도 이들을 후보로 지명하지 않는 것은 보수적인 성향을 드러낸 것 이라며, “뒤쳐져 있다”라고 비난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후보 불발에 대해 “그래미의 인종차별은 비밀이 아니다. 61년의 역사 속에서 10명의 흑인 예술가만이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했고, 백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장르 카테고리로 분류됐다. 그래미는 주관적이며 산업의 정치와 포퓰리즘에 움직이는 구식”이라고 지적했다.
또 롤링스톤은 “미국에서 K팝이 가장 잘 팔리고 인기 있는 장르가 됐음에도 그래미 어워즈는 방탄소년단의 이름을 넣지 않았다. 그래미가 K팝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현재 음악 시장과 완전히 대조적인 행보다. 미국 스타디움을 매진시키고 최고의 인기를 끈 방탄소년단은 K팝의 미국 진출을 이끌고 있다”라고 전했다. 특히 “세계적인 인정과 달리 그래미는 늘 그랬듯 뒤쳐져 있다”라고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CNN 측도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리스트에 하나도 들지 못했다. 즉시 아미 팬들이 트위터에 격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이 그동안 꾸준히 성장하면서 세계적인 파급력을 키워온 만큼 외신들도 그래미의 후보 지명의 의문을 품는 것은 당연했다. 
방탄소년단과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로 호흡을 맞춘 싱어송라이터 할시도 “모든 부정성을 지우고 무시한다. 방탄소년단이 노미네이트되지 못하고 그들이 인정받지 못했다니. 미국은 전 세계 움직임에서 매우 뒤쳐져 있어서 놀랍지도 않다. 그 타임은 곧 올 것”이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사실 그래미 측에서도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영향력은 인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뉴욕 시티필드를 비롯해 LA 로즈볼 등 스타디움을 매진시키는 보기 드문 파급력을 가졌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무대에 올라 베스트 알앤비 앨범 부문 시상자로 나서는가 하면, 그래미 뮤지엄의 초청을 받아 ‘방탄소년단과의 대화’를 진행하기도 했던 바다. 또 올해부터는 그래미 어워즈를 주최하는 그래미 ‘리코딩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정돼 활동하고 있고, 20일부터 그래미 뮤지엄에서 열리는 ‘그래미 어워즈 레드카펫’ 전시회에 지난해 착용한 슈트 의상을 전시한다.
이 같은 행보는 그래미 측에서도 방탄소년단의 글로벌한 영향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후보 지명에서는 가장 보수적인 시상식답게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영향력은 완전히 배제한 모습. ‘구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미 입성 불발은 아쉽지만, 그럼에도 방탄소년단은 영향력은 다시 한 번 증명하며 세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이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의 어떤 부문 후보로도 지명되지 않은 것에 대한 외신의 의문과 비판이 이들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것. 이 또한 방탄소년단의 영향력 그 자체이고, 그래미 어워즈의 후보로 지명되는 것만큼이나 의미 있는 응원이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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