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공학자 김효철 박사, ‘조선(造船) 한국’의 항해 기록 『배는 끊임없이 바로 서려 한다』를 펴내다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9.11.21 13: 53

[OSEN=홍윤표 선임기자] 『배는 끊임없이 바로 서려 한다』(지성사 발행)는 세계 1위에 다시 오른 한국 조선산업의 숨은 공로자인 ‘국내 조선 기술 1세대 원로’ 조선공학자 김효철(79) 박사의 조선(造船) 연대기다.
김효철 박사는 1959년 서울대학교 조선항공학과에 입학하면서 조선학과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60년이 됐다. 『배는 끊임없이 바로 서려 한다』는 한평생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끊임없는 도전 정신으로 국내 조선 역사의 산증인으로 ‘조선(造船) 한국’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김효철’이라는 배의 항해 기록을 담은 책이다.
한국의 조선산업이 척박한 풍토를 딛고 오늘날 주력 산업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던 데는 몇몇 선구자들의 도전과 열정, 꾸준한 노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이 책은 1970년부터 2006년까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해낸, 국내 조선 역사의 산증인이자 우리나라가 조선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한 저자가 조선공학자로서 겪은 역동적인 삶의 기록들을 갈무리한 것이다. 그동안 여러 지면에 투고하였던 기사와 미완이었던 원고를 다듬어 문집으로 엮었다.
한국전쟁 중 부산에 피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면서 막연하게 배에 대한 꿈을 키웠던 홍안의 소년이 오늘날 세계 최강 ‘한국 조선(造船)’의 살아 있는 역사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까지 진솔한 삶의 행적이 글 속에 깊이 배어 있다.
『배는 끊임없이 바로 서려 한다』는 조선공학자 한 개인의 삶의 기록을 넘어 세계 최강 한국 조선(造船)의 역사의 뒤안길을 찬찬히 살펴본 역정의 기록이기도 하다.
해방 후 1946년, 국립대학으로 서울대학교가 설립될 때 이승만 전 대통령은 장차 국가의 기간이 되어야 할 미래의 산업으로 항공산업과 조선산업을 꼽았다. 그리고 그 기틀을 마련하고자 공과대학에 조선공학과 항공공학을 교육할 조선항공학과를 개설했다. 신설학과인 조선항공학과는 1950년 5월 12일, 10명의 첫 번째 졸업생을 배출했다. 부산 피난 시절 항구에 정 박해 있던 병원선과 발전선을 바라보며 배를 동경했던 저자는 1959년, 유일하게 배를 배울 수 있는 서울대학교 조선항공학과에 입학하면서 조선학과 인연을 맺는다.
이 책은 그때로부터 2019년 올해까지 60년간의 기록을 담고 있다. 저자가 조선공학자로서 크게 성과를 이룬 ‘사건’은 1970년대에 서울대에 단일 실험실로는 최대 규모인 선형시험수조를 건설하여 모든 종류의 선박이 실제 해상에서 어떤 기능을 가지는지 모형실험으로 평가하는 기술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도록 한 일이다.
이외에도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경정용 보트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하였고, 선박의 횡동요 감쇠장치를 비롯해 모형선의 성능 실험장비와 각종 힘 계측 센서 등을 개발하여 해외에 의존하던 기술의 자립을 이끌었던 일은 그의 커다란 자부심이 되었다. 특히 저자는 『대한조선학회지』나 『서울 공대』 같은 전문잡지의 창간에 관여하면서 느꼈던 소회(所懷)와 교수로 재임하는 동안 만났던 사람들과의 인연에 관한 일화를 세심하게 기술하였는데 삶에 대한 관조와 회한을 엿볼 수 있다.
김효철 박사는 2006년 정년퇴임 후, 인하대학교 정석물류 통상연구원에 연구교수로 새 둥지를 틀고 조선공학자로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재임 5년 동안 30편의 논문과 2건의 도서 집필, 8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그 무렵 비조선 기술자를 위한 조선 기술 해설서 집필을 구상해 2011년 12월에 『조선기술』을 출간하고 대한조선학회 창립 6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영문 번역하여 『Shipbuilding Technology』를 전 세계에 공급하기도 했다.
책 후반부에서 그는 작지만 큰 소망을 드러낸다. 지금과 같은 건강을 유지하면서 연구활동을 지속하여 발표 논문 수 100편 그리고 여력이 된다면 전체 300편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학문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것, 기술적으로는 특허출원 40건을 이루고자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틈틈이 서툰 글을 쓰고 다듬어 두 번째 문집 『배는 끊임없이 항해하려 한다』를 내고 싶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어느 날인가 나의 정제되지 않고 투박한 글을 접하였던 도서출판 지성사의 이원중 사장께서 투고된 글을 모아 문집을 출간하자고 제안하셨다. 몹시 망설여지는 일이었으나 나의 글에서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물러서지 않고 풀어가려는 노력하는 자세를 독자들이 느낄 것이라는 말씀에 용기를 내었다.“면서 ”많은 일들이 호리병 속과 같은 나만의 공간에 뒤섞여 있 음을 알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1959년 조선공학에 입문하여 60년을 지나는 동안을 회고하는 글을 써서 문집 말미에 붙였다.”다고 여는 글에서 밝혀놓았다.
chuam@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