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송이, KLPGA 정규투어 10년 237대회만에 푼 '무관의 한'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9.11.10 17: 51

 경기 자체는 그리 다이내믹하지 않았다. 그러나 ‘10년 무관’ 안송이(29, KB금융그룹)의 생애 첫 우승이 걸린 상황을 알고 나니 경기 내용을 탓할 수는 없었다. 
안송이가 10년 무관의 한을 풀었다. 10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골프클럽(파72/6,632야드)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9 시즌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총상금 6억원, 우승상금 1억 2,0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루키 이가영(20)과의 피 말리는 접전 끝에 1타차 우승에 성공했다.
2008년 10월 KLPGA에 입회해 2010년부터 정규 투어에서 뛰기 시작한 안송이는 정규투어 10년 동안 준우승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우승 트로피는 단 한 번도 들어올리지 못했다. 그 동안 치른 대회만해도 237개가 된다.

우승 횟수보다 10년 동안 꾸준히 시드를 유지한 게 더 칭찬받을 일이다. 그러나 우승운이 따르지 않아 위안 삼아 하는 말이라도 10년을 계속해서 듣는 건 고역이다. 그런 안송이에게도 드디어 우승운이 따라왔다.
한바탕 눈물 줄기를 쏟아낸 안송이는 “이제 기다리던 우승 물꼬가 터졌으니 남은 투어 생활 동안 더 많이 우승하겠다”고 포부를 말하고, “10년 동안 항상 제 곁을 지켜주시고 항상 힘이 되어주신 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감사한다”고 울먹였다.
2라운드까지 중간합계 8언더파, 1타차 선두를 지킨 안송이는 최종 3라운드에서 1타를 더 줄여 9언더파 207타로 우승자가 됐다. 3라운드 대회이기는 했지만 한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아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의 기쁨도 덤으로 누렸다.
최종 라운드 경기 중에는 파4 14번홀에서 큰 위기가 왔다. 채 1미터가 안 되는 거리에서 가볍게 터치한 퍼팅이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공은 비실비실 홀컵을 빗나갔다. 경기가 막바지를 향하고 있던 지점이라 불안한 기운이 음습했다. 우승 경쟁상대인 이가영은 올 시즌 신인이었지만 베테랑 선수처럼 침착하게 제 할 몫을 하고 있었다. 이대로 기세가 꺾이는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안송이를 10년간 괴롭힌 불운은 파3 16번홀에서 그녀를 미소짓게 했다. 6미터 이상 되는 지점에서 퍼터로 굴린 공이 그림처럼 홀컵으로 빨려들어갔다.
그 때까지 9언더파 공동선두를 달리던 이가영은 파4 17번홀에서 드라이버부터 칩샷까지 난조에 빠지더니 보기를 적어냈다. 10년만의 첫 우승컵은 그렇게 안송이를 향하고 있었다. 
시즌 막바지까지 그 향방을 알 수 없었던 상금왕 경쟁에서는 최혜진이 결국 타이틀 홀더가 됐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최혜진을 위협했던 장하나가 4언더파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는데, 상금왕 타이틀을 뒤집으려면 최소 2위는 했어야 했다. 위태하기는 했지만 최저타수상도 지켜내 최혜진은 대상, 다승왕, 상금왕, 최저타수상까지 4관왕에 올랐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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