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하고 싶어요"..이가섭 밝힌 #니나내나 #이제훈 #30대 #군전역(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11.10 14: 42

 ”내년에 서른이 되는데 30대에는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설레고 기대된다.“
배우 이가섭(29)은 예상과 달리 귀염성 있고 밝은 사람이었다. 그가 맡았던 영화 속 캐릭터들이 어둡고 침울해 실제로도 그럴 것 같다고 오해했던 게 미안했을 정도로 꿈 많은 20대 청춘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세종대 영화예술학과를 졸업한 이가섭은 2011년 단편영화 ‘복무태만’(감독 김태용)으로 데뷔해 ‘양치기들’(2016), ‘폭력의 씨앗’(2017), ‘도어락’(2018) 등 여러 편의 크고 작은 영화를 거쳤다. 그동안 그는 방황하고 흔들리는 청춘의 표상을 유독 자주 연기해왔다.

배우 이가섭 인터뷰. / rumi@osen.co.kr

그러나 이번에 관객들에게 자신있게 내놓은 ‘니나 내나’(감독 이동은, 제공제작 명필름·로랜드 스튜디오)는 앞선 작품들에서 맡았던 캐릭터들과 색이 다르다. 일상에 찌들어 닳을 대로 닳았다 싶으면서도, 때로는 천진난만하게 보인다.
이가섭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가족 이야기였기 때문에 하고 싶었다”라고 출연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그는 이어 “‘니나 내나’는 ‘폭력의 씨앗’이나 ‘도어락’과 완전히 다른 장르였고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어서 하게 됐다”고 전했다.
배우 이가섭 인터뷰. / rumi@osen.co.kr
그러면서 “이동은 감독님이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했지만 한편으로는 제 연기가 관객들에게 잘 보일 수 있을지 궁금했다. 감독님이 제게 무언가 요구하시진 않으셨고 제가 하는 대로 믿어주셨다. 그래서 저는 무엇보다 장혜진, 태인호 선배님과 가족 케미스트리를 조화롭게 만들고 싶었다”는 생각을 전했다.
지난해 11월 초 촬영을 시작한 영화 ‘니나 내나’는 한 달간의 촬영을 거쳐 12월 7일 크랭크업했다. 후반 작업을 거쳐 올 10월 30일 개봉한 드라마 장르의 영화이다.
사회적 약자를 주인공으로 삼아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해온 이동은 감독은 이번에도 가족을 중심 서사로 삼았는데, 엄마가 지내고 있는 경기도 파주로 찾아가는 삼남매의 여정을 그린 로드무비를 만들었다.
‘니나 내나’는 예식 도우미로 일하는 첫째 딸 미정(장혜진 분)이 가족들을 위해 신내림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같은 날 미정의 동생들은 오래 전 가족을 버리고 집을 나간 엄마로부터 편지를 받고 고민한다. 미정과 둘째 경환(태인호 분), 막내 재윤(이가섭 분)은 의견을 모아 한 차로 엄마에게 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서로에 대해 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응어리를 푼다.
세상 모든 가족에게는 말하지 못할 고민이 있고, 징그럽게 지겨운 가족이지만 그럼에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가족이라고 말한다.
이가섭은 “장혜진, 태인호 선배님들과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만났는데 처음 호흡을 맞춰봤지만 분위기가 좋았다. 워낙 연기를 잘 하시는 선배님들이고 분위기가 좋아서 촬영 끝까지 이어졌다”며 “장혜진 선배님의 성격이 쾌활해서 분위기를 이끌어주셨다. 태인호 선배님도 재미있는 성격이다. 웃긴 얘기도 많이 해주시고 성격이 좋으시다. 두 분다 제게 너무 잘 대해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배우 이가섭 인터뷰. / rumi@osen.co.kr
부산이 고향인 이가섭에게 사투리 연기는 어렵지 않았을 것 같은데 나름의 고민은 있었다고 했다. “걱정은 없었지만 제가 사투리가 강하지 않다. 조화가 맞을까 싶었는데 감독님이 편하게 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마음 놓고 했는데 어떻게 봐주셨을지 모르겠다. 촬영할 때는 당연히 사투리를 썼지만, 배우들끼리 식사자리에서도 사투리를 썼다.(웃음) 쉬는 시간이 촬영의 연장선상이었다. 가족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가섭은 ‘니나 내나’ 촬영의 기억을 즐겁게 회상했다.
“장혜진 배우와 연기를 할 때 선배님이 ‘이쯤에서 무슨 말을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워낙 집중력이 좋아서. 차 타고 가는 장면에서 선배님이 툭 치고 나오면 저도 그냥 툭 치고 나갔다. 사투리 쓰다 보니 애드리브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대본에 없던 예상 밖 연기를 했는데 감독님이 보시고 좋은 장면을 쓰신 거 같다.”
배우 이제훈과 같은 소속사에 속해 있는 이가섭은 평소에도 그와 자주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고 한다. “저는 이제훈 선배를 좋아한다. 학교 다닐 때부터 선배가 나온 영화를 많이 봤었다”며 “얼마 전에 저희 회사 배우들끼리 화보를 찍었는데 이제훈 선배가 ‘작품을 연출한다면 캐스팅 하고 싶은 배우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고 저라고 답하셨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분이 좋았다. 부모님에게도 자랑했다”고 말하며 부끄럽게 웃었다.
2011년 데뷔해 햇수로 9년차를 맞이한 이가섭은 내년에 서른 살이 된다. 이에 ‘20대가 끝나서 아쉽지 않느냐’고 묻자 “30대를 기대하고 있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앞자리가 달라져서 기대된다. 숫자 하나가 늘었지만 뒷자리가 0이니.(웃음) 저는 30대에도 재미있을 거 같다. 저는 나이에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웃음)”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21세에 입대한 이가섭은 올해로 예비군도 마쳤다. “친구들이 다 가길래 저도 당연히 가야한다고 생각해서 21살에 입대했다. 올해 예비군도 끝났다.(웃음) 대학교 때도 ‘그냥 빨리 갔다 와야지’라는 생각 밖에 안 했다. 빨리 갔다 온 게 다행이다 싶다”고 밝혔다.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 재윤처럼, 관객에게도 이가섭이 어떤 장르와 캐릭터로 말을 걸어올지 매 순간 궁금한 존재다.
“아직까지 경험을 못 해본 장르, 캐릭터가 더 많아서 다 해보고 싶다. 저는 연기 경험이 많지 않다. 그래서 선배님들이 하시는 걸 많이 봐야할 거 같다. 중요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면서 차근차근 해나가면 눈이 좋은 배우가 되지 않을까? 아직 조급한 마음은 들지 않는다.” /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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