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머니' 정지영 "이하늬, 오만한 엘리트 모습 없었다..이후 내공有" [인터뷰②]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11.06 12: 46

'블랙머니' 정지영 감독이 조진웅, 이하늬를 남녀주인공으로 캐스팅한 이유를 공개했다.
6일 오전 종로구 삼청로 카페 브리진에서는 영화 '블랙머니'의 정지영 감독 인터뷰가 진행됐다. 
'블랙머니'(감독 정지영, 제공배급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작 질라라비・아우라픽처스)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가는 '막프로' 양민혁 검사(조진웅 분)가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금융범죄 실화극이다.

조진웅, 이하늬 주연의 '블랙머니'는 1983년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로 데뷔해 '남부군'(1990), '하얀 전쟁'(1992), '부러진 화살'(2012), '남영동1985'(2012) 등을 연출한 한국 영화계 거장 정지영 감독의 신작이다.
"소년 같다는 말이 잘 어울린다. 어떻게 배우들과 소통을 잘 하느냐?"라는 질문에 정지영 감독은 "다른 감독들은 어떻게 소통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난 내 방식대로 소통한다. 동료처럼, 친구처럼, 그래야 그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감독과 배우 사이'라고 뭔가 끄집어내려고 하면 잘 안 된다"고 답했다. 
정지영 감독은 조진웅 캐스팅에 대해 "난 평소에도 '저 배우와 작업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파워가 보였다. 그래서 캐스팅을 선뜻 했는데, 본인도 기꺼이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 감독은 어떤 배우를 캐스팅 하면 그 배우의 지나간 작품을 담고 있어야 한다. 콘티를 하면서도 그려진 인물을 대략 형상화 하면서 작업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감독들은 본인이 생각한 연기를 하면 '그렇지 그렇지! 잘할 줄 알았다'라고 얘기한다. 조진웅은 이틀 째 되니까 내가 생각하지 않은 연기를 하더라. 그런데 나한테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넌 내가 생각한 양민혁 보다 더 양민혁 같다'고 했더니, '제가 사실 양민혁 입니다'라고 하더라.(웃음) 그때 최소한 '조진웅 캐릭터는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과적으로 조진웅은 훌륭하다고 생각했다"며 칭찬했다.
이하늬에 대해서는 "솔직히 내가 그동안 본 이하늬는 작품 속 캐릭터인 '냉정한 엘리트'의 모습을 찾아내기 힘들었다. 오만하고 냉정한 엘리트의 모습이 안 보이더라. 그런데 그 모습을 딱 한 번 우연히 TV 예능에서 봤다. 말을 시원시원하게 해서 '당당한 아이구나' 싶더라. 나한테 많은 사람들이 이하늬를 쓰라고 추천했고, 믿고 만나봤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정지영 감독은 "미팅 자리에서 이야기하는 동안, 이하늬의 내공을 봤다. 작품을 많이 해서가 아닌 자라면서 쌓아온 내공이 있고, 상당히 심플한 면이 있었다. 이하늬한테서 나리 캐릭터를 꺼낼 수 있겠구나 싶었고, 그 예측은 맞았다"며 크게 만족했다. 
그는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현역에서 일하는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난 영화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라며 "다른 것도 해봤는데 잘 안 되더라. 영화가 본질이지, 대학 교수는 본질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그 쪽에 쏠리게 되는데, 난 그게 안 된다. 예전에 MBC에도 잠깐 있었는데, 결국 영화 때문에 그만뒀다. 그 곳은 조직인데, 내가 조직의 일원이 되는 걸 싫어하는 모양"이라며 웃었다.
한편, '블랙머니'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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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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