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품은 대전 '비매너', 이흥실 "마지막까지 선수들 위해"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9.11.06 05: 39

  하나금융그룹과 투자 유치를 약속한 대전시의 행보에 이흥실 감독과 선수단은 없었다. 
대전시와 하나금융그룹은 5일 대전시청사에서 ‘대전 시티즌 투자유치 협약(MOU)을 체결했다. 하나금융그룹이 대전 시티즌을 인수해 경영권을 갖는 것을 골자로 구체적 투자 규모, 시설 사용 조건 등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에 나서기로 했다. 연말 안에 결론을 맺고 본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지난달 24일 본지 단독 보도를 시작으로 이미 대전시는 하나금융그룹과 사실상 투자 논의를 마친 상태였다. 

특히 KEB하나은행을 중심으로 대전 투자에 나선 하나금융그룹은  프로축구팀 운영에 따른 법률적 검토를  마치며 본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하나금융그룹은 한국 축구에 꾸준히 투자하며 주목 받아왔다. 지난 1998년 이후 대한축구협회 공식 스폰서십 업체로 참여 중이며, 2017년부터는 K리그 타이틀 스폰서십을 맡고 있다. 
 
대전시의 움직임은 지역언론의 보도와는 다르게 이미 축구계에 잘 알려진 상태였다. 대전시는 구단 매각을 위해 지역 언론을 통해 분위기를 끌어 올리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기업들이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냉정하게 대전 시티즌에 관심을 보인 곳은 대전시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KBE하나은행이 속한 하나금융그룹이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미 2주전 차기 감독을 내정했다. 한 관계자는 "이미 그룹 최고위층과 새로운 감독이 만남을 가졌고 협상을 거의 마무리 했다"고 밝혔다. 
차기 감독으로 내정된 황선홍 감독은 그동안 꾸준히 호흡을 맞춘 강철 전 코치에게 선수 상황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상태다. 강 전 코치는 새롭게 팀에 합류시킬 선수를 찾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 
대전시는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구단과 선수단에는 전혀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또 새롭게 구단 운영을 맡을 인물도 부각된 상황에서 보안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구단을 직접 운영할 인물도 거의 결정된 상태. 대전 구단을 잘 아는 인사의 추천으로 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외부적으로는 분명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내부단속은 제대로 마무리 하지 못했다. 만약 새로운 감독을 내정했다면 기존 이흥실 감독에게는 미리 통보하는 것이 옳다. 계약기간이 남은 상태인 이흥실 감독은 언론 보도로 새로운 감독이 내정됐다고 들었다.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추스리그 위해 노력한 이 감독은 허탈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이 감독은 냉정했다. 5일 이 감독은 "공식적으로 새로운 감독 선임이 발표되지 않았다. 난 내가 할 일을 하면 된다. 고생하고 있는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면서 "마지막까지 우리 선수들을 위해 노력하겠다. 분위기는 분명 어수선 하겠지만 내 일은 선수들을 올바른 길로 이끄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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