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시즌4, 웃음 가득 담은 '만선' 되려면 [장우영의 단짠단짠]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19.11.06 08: 00

“국민 예능의 화려한 귀환. 주말 웃음 책임진다.”
KBS가 ‘1박2일’ 시즌4 제작 확정을 발표하며 배포한 보도자료를 가장 크게 장식한 문구다. ‘국민 예능’, ‘주말 웃음’이라는 단어를 전면에 배치하면서 화려한 귀환을 알린 것. 간판 프로그램의 귀환을 대대적으로 알렸지만, ‘1박2일’이라는 배가 웃음을 가득 담은 ‘만선’이 되기 위해서는 깨져버린 시청자들과 신뢰를 다시 봉합하는게 먼저다.
‘1박2일’이 시즌4로 돌아온다. 5일 KBS는 ‘1박2일 시즌4’(이하 1박2일)가 새 멤버와 함께 오는 12월 중 방송된다고 밝혔다.

방송화면 캡처

‘1박2일’은 지난 3월 10일 방송 이후 제작 및 방송이 중단됐다. 시즌4로 오는 12월 방송된다면 약 9개월 만에 돌아오는 셈이다. 8개월 동안 ‘1박2일’의 자리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가 힘을 합쳐 채웠다.
2007년, 첫 방송 이후 ‘1박2일’은 ‘국민 예능’이라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전국을 누비면서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만들었고, ‘복불복’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야외 취침 등의 벌칙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1박2일’은 ‘무한도전’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많은 프로그램의 도전에도 동시간대 1위를 지켰다.
‘1박2일’을 통해 스타가 된 이들도 적지 않다. 이수근, 은지원, 김종민, 엄태웅, 차태현 등이 ‘재발견’됐고, 이승기, MC몽, 김주혁, 데프콘, 윤시윤, 정준영 등이 ‘예능 원석’에서 스타로 발돋움했다.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인 만큼 ‘1박2일’은 ‘스타등용문’으로도 이름을 떨쳤다.
나영석, 유호진, 유일용 등 스타 PD도 탄생했다. 나영석, 유호진 PD는 tvN으로 이적했으며, 유일용 PD는 MBN으로 이적해 자신들만의 색채를 가진 예능을 선보이면서 대한민국 예능 판도를 이끌어가고 있다.
예능 역사에 한 획을 그었고, 스타와 스타 PD를 탄생시킨 공이 크지만 그만큼의 흠도 있다. 크고 작은 논란이 있었지만 대표적으로 시즌3 제작 중단의 발단이 된 정준영의 ‘단톡방 사건’이 있다. 무엇보다 이 사건이 ‘1박2일’에 직격탄이었던 이유는 정준영이 앞서 같은 논란에 휩싸였을 때 잠시 동안의 자숙을 거쳐 다시 멤버로 받아줬다는 점 때문이다.
‘도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추세 속에 정준영 사건은 ‘1박2일’에 직격탄이었다. 여기에 차태현과 김준호가 내기 골프를 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또 한번 논란에 휩싸였다. 시청자들의 의견이 분분했지만 ‘도덕성’이라는 부분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1박2일’은 결국 지난 3월 10일 방송을 끝으로 제작 및 방송 중단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제작, 방송 중단된 지 약 8개월 만에 ‘1박2일’은 시즌4로 돌아온다. 방송에 자숙, 반성의 기간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KBS는 간판 프로그램의 부활을 알리며 새 멤버와 함께 ‘국민 예능’이 돌아왔고, ‘주말 웃음’을 책임지겠다고 자신했다. 연출을 맡은 방글이 PD도 “예능 베테랑과 예능에서 볼 수 없던 신선한 멤버들의 조합으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1박2일’ 시즌이 탄생할 것”이라며 “기존에 사랑 받았던 특별함에 새로움을 더해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여론은 싸늘하다. ‘1박2일’의 부활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 모습이 강하다. 원년멤버 김종민을 필두로 배우 연정훈, 김선호, 래퍼 딘딘, 라비, 방송인 문세윤으로 라인업이 꾸려졌지만 기대가 크지 않은 모양새다. 일부 시청자들은 관광지를 소개하고, 복불복으로 벌칙을 받는 등의 포맷이 12년 동안 이어졌다면서 지루하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무엇보다 ‘1박2일’에 대한 반응이 싸늘한 이유는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정준영 단톡방 사건으로 ‘1박2일’은 봉합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었다. 시청자들은 ‘폐지’를 요구하며 분노했지만 KBS가 내린 결정은 제작 및 방송 ‘중단’이었다. 가능성을 열어뒀던 셈이고, 그 가능성은 ‘부활’이라는 현실이 됐다.
장고 끝에 KBS는 간판 프로그램 ‘1박2일’의 부활을 알렸다. 멤버 구성도 마쳤고, 촬영도 앞두고 있다. '국민예능'의 부활이라는 타이틀 아래 힘차게 출항 소식을 전했다. 신뢰에 금이 갔지만 '1박2일'이 12년 동안 이어온 웃음과 진정성이 바탕이 된다면 이를 빠르게 봉합할 가능성이 높다. '1박2일'이 일요일 저녁 웃음을 선사하며 다시 시청자들의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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