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이 은퇴하는 아베 '깜짝 헹가래', 소프트뱅크 우승팀의 품격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10.24 05: 46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일본프로야구 레전드 포수 아베 신노스케(40)에게 23일 일본시리즈 4차전은 마지막 무대가 됐다. 소속팀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4전 전패로 허무하게 무너지면서 아베의 우승 후 은퇴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시리즈 1차전에서 홈런을 터뜨린 아베였지만 소프트뱅크의 힘을 넘기 역부족이었다. 도쿄돔 홈에서 치러진 이날 4차전 6회말 대타로 교체 출장한 아베는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걸어나갔다. 8회말에는 2루 땅볼 아웃. 요미우리가 3-4로 패하면서 아베는 덕아웃에서 소프트뱅크의 우승을 지켜봤다.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순간을 그렇게 끝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관중들이 아베를 그냥 보내지 않았다. 팬들의 연호에 아베는 우측 외야 관중석까지 가서 고개 숙여 인사했다. 요미우리 선수들도 그를 뒤따라 그라운드로 뛰어나왔고, 둥글게 모여 헹가래를 쳤다. 아베의 등번호 10번에 맞춰 10번이나 공중에 띄웠다. 

아베 신노스케 / soul1014@osen.co.kr

이어 소프트뱅크의 우승 시상식 때 또 깜짝 헹가래가 이어졌다. 요미우리 선수 시절 포수 아베와 호흡을 맞췄던 투수 출신 구도 기미야스 소프트뱅크 감독과 악수를 나눈 뒤 자리를 뜨려던 아베를 소프트뱅크 우치카와 세이지가 붙잡았다. 둘은 일본 국가대표팀에서 오랜 시간 함께 뛰었다. 
우치카와를 필두로 소프트뱅크 선수들이 환한 미소로 아베를 둘러쌌다. 아베가 “내 몸이 무겁다(프로필 97kg)”며 거절 의사를 보였지만, 존경을 담은 소프트뱅크 선수들의 진심을 외면할 수 없었다. 소프트뱅크 선수들도 요미우리 선수들처럼 10번 헹가래 했다. 상대팀을 넘어 리그 레전드를 향한 예우. 27년 만에 일본시리즈 3연패에 성공한 소프트뱅크 우승팀의 품격을 볼 수 있었다. 
두 번이나 헹가래를 받으며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순간을 장식한 아베는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어 팬들에 작별 인사를 했다. 도쿄돔 관중들도 요미우리, 소프트뱅크 팬 가리지 않고 “신노스케”를 외치며 은퇴하는 아베에게 경의를 표했다. 
아베 신노스케 / sunday@osen.co.kr
경기 후 아베는 “이렇게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할 줄 몰랐다. 축복 받은 19년이었다”고 감사해했다. 지난 2000년 요미우리에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한 포수 아베는 19년 통산 2282경기 타율 2할8푼4리 2132안타 406홈런 1285타점을 기록했다. 2012년 센트럴리그 MVP, 2009년 일본시리즈 MVP, 베스트나인 9회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도 오랜 기간 활약해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친숙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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