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아' 박건우, 실책 3개 유발→결승점 사나이 [KS 현장]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9.10.23 06: 22

두산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3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첫 단추를 잘 뀄다.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통계는 74.3%였다. 
두산은 22일 잠실구장에서 키움을 상대로 12안타 4볼넷과 키움의 결정적인 실책(3개)에 힘입어 7-6으로 승리했다. 선발 라인업 중 유일하게 박건우 만이 안타를 치지 못해 '선발 전원 안타'는 무산됐다. 
박건우는 홀로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키움의 '실책유발자'로 승리의 기운을 가져오는 뜻하지 않은 '행운아'가 됐다. 키움의 실책 3개가 모두 박건우로 인해 일어났다. 끝내기 결승점의 주인공도 실책으로 출루한 박건우였다.   

[OSEN=잠실, 손용호 기자]1회초 키움 선두타자 서건창의 잘맞은 타구를 두산 박건우가 호수비하고 있다. /spjj@osen.co.kr

박건우는 이날 1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으나 1회 중견수 뜬공, 2회 1사 만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3번째 타석부터 뭔가 기묘한 기운이 흘렀다. 두산은 4회 김재호의 적시타로 3-1로 앞서나갔고, 2사 2루에서 박건우가 타석에 들어섰다.
박건우는 3루수 방향으로 땅볼 타구를 때렸는데, 회전이 걸렸다. 그러나 키움 3루수 김웅빈은 스핀이 강하게 걸린 타구를 보며 그냥 일직선으로 뛰어오다, 글러브에 살짝 스치고 뒤로 빠뜨렸다. 3루수 실책으로 2루 주자가 홈을 밟아 두산은 4-1로 달아났다.
이후 박건우는 정수빈 타석의 초구에 2루 도루를 시도했다. 때마침 키움 선발 요키시의 공이 높게 뜨면서 타이밍이 좋았다. 높게 제구된 것에 실망한 요키시가 글러브로 얼굴을 가리며 안타까워하는 순간, 키움 포수 박동원이 2루로 송구했다. 그런데 요키시가 송구를 뒤늦게 보면서 피하지 못하고 얼굴에 맞고 말았다. 공은 요키시의 얼굴에 맞고 외야로 빠져나갔고, 포수 실책으로 박건우는 3루까지 진루했다. 
이후 요키시는 볼넷,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두산은 6-1로 달아났다. 박건우로 인해 키움은 4회에 실책 2개를 저지르며 4점을 내줬다. 사실상 승부처였다. 
9회말 무사에서 키움 김하성이 두산 박건우의 타구를 놓치고 있다. /sunday@osen.co.kr
결정적인 행운은 9회. 박건우는 6-6 동점인 9회 5번째 타석에서 평범한 유격수 뜬공을 때렸다. 그런데 키움 유격수 김하성이 뒷걸음질치다 글러브에 맞고 떨어뜨렸다. 누구도 예상 못한 상황에서 나온 실책이었다. 박건우는 뜬공에 실망해 1루까지 어슬렁어슬렁 걸어갈 정도였다. 이후 무사 1루에서 두산은 정수빈의 기막힌 1루쪽 번트 안타, 1사 만루에서 오재일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했다. 
박건우는 이날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실책으로 인해 2차례나 1루를 밟았고 2득점을 올렸다. 행운이 따른 사나이다. 
한편, 박건우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24타수 1안타, 타율 4푼2리와 함께 9삼진 2병살타로 고개 숙였다.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2차전부터 행운이 아닌 스스로 분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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