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지만 아쉬운’ 두산 불펜, 불길한 예감이 현실된 1차전 [KS 현장]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10.22 22: 40

정규시즌 기록은 훌륭했다. 하지만 불길했던 예감과 기시감이 현실이 되면서 쉽게 잡을 수 있던 주도권을 놓친 두산 불펜이었다. 
두산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7-6으로 간신히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1회초 선취점을 뺏겼지만 2회말 하위타선 집중력으로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4회초 무사 만루 위기를 두 차례 호수비로 극복을 해낸 뒤 이어진 4회말, 키움의 수비 실책을 틈타 대거 4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6-1의 리드를 잡았다.

6회초 두산 이현승이 실점에 아쉬워하고 있다. /jpnews@osen.co.kr

하지만 선발 린드블럼이 5이닝 90구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사달이 났다. 6-1, 5점 차의 넉넉하다고 생각했던 리드는 린드블럼이 내려간 뒤 불펜이 가동이 되면서 그리 큰 격차가 아니었다는 것이 판명 났다.
두산은 6회초 윤명준이 린드블럼의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정후에 1루수 내야안타, 박병호에 볼넷을 내주며 만들어진 무사 1,2루에서 제리 샌즈에 중전 적시타를 허용해 1점을 실점했다. 이후 좌타자 김웅빈 타석 때 좌투수 이현승으로 교체를 했지만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김웅빈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김규민에게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1사 만루에서 박동원에게 강한 타구를 허용했다. 3루수 허경민의 다이빙캐치로 적시타를 막고 2루에 포스 아웃 시키는 듯 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으로 2루에서 아웃 판정이 세이프로 뒤집어지며 1점을 더 내주고 1사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결국 1사 만루에서 김혜성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까지 허용해 6-4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이어진 2사 1,3루서는 정규시즌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았던 이형범이 조기 투입돼 서건창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하지만 4회 찾아온 흐름이 다시 키움에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7회초 무사 키움 김하성의 플라이볼을 1루수 오재일과 포수 박세혁이 미루다 놓치고 있다. /spjj@osen.co.kr
결국 이형범마저 흘러가는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 이번엔 실책이 발단이었다. 이형범은 7회 선두타자 김하성을 내야 뜬공으로 처리하는 듯 했지만 포수 박세혁과 1루수 오재일이 타구를 서로 미루면서 출루시켰다. 이후 이정후에 우전 안타를 맞았고 박병호의 우익수 뜬공으로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이정후에게 2루 도루까지 내주며 병살 기회마저 사라졌다. 1사 2,3루가 됐다. 일단 샌즈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1점과 아웃카운트를 교환했다. 이 타구 역시 바운드가 높게 튀면서 두산 입장에서는 운이 없었다고 봐야했다.
그리고 좌타자 김웅빈 타석이 되자 좌완 권혁으로 교체했다. 키움은 김웅빈 대신 역시 좌타자 송성문으로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권혁의 경험은 송성문의 패기를 이겨내지 못했다. 2사 2루에서 송성문에 좌전 적시타를 내줬다. 결국 6-6 동점이 됐다.
7회초 2사 2루 송성문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한 권혁이 아쉬워하고 있다. /spjj@osen.co.k
 두산 불펜은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3.64로 리그 2위에 올랐었다. 1위는 키움의 3.41. 하지만 두산 불펜에 있던 기시감은 인플레이 타구들이 많이 형성된다는 점이었다. 키움의 조상우처럼 힘으로 압도할 수 있는 불펜진이 전무했다. 투심으로 그라운드를 유도하는 유형의 이형범을 비롯해 함덕주, 김승회 등 필승조 모두가 위압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두산 불펜진은 정규시즌 땅볼/뜬공 비율 1.05로 높았지만 헛스윙 비율은 7.8%로 전체 최하위 수준이었다. 유일하게 9%를 넘지 못한 팀이기도 했다. 결국 정규시즌 기록과 체감의 괴리에서 온 기시감은 결국 현실이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파동이 되어 두산에 들이닥쳤다.
일단 8회 함덕주, 9회 이용찬이 올라와 추가적인 위기 상황은 틀어막았고 9회말 오재일의 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두산은 향후 시리즈에서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