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가을' 염경엽 감독, 또 한 번의 마침표 '10월 17일'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10.18 12: 59

SK 와이번스의 염경엽 감독에게 10월 17일의 잔인함이 이어졌다.
SK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10으로 패배했다.
’사령탑 복귀’ 시즌을 치른 염경엽 감독에게도 쓰라린 하루로 기억되게 됐다.

SK 염경엽 감독이 인터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jpnews@osen.co.kr

4년 전 10월 17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LG 트윈스에게 4-5로 패배했다. 시리즈 전적 1승 3패. 넥센의 가을야구 종료가 확정된 순간이었다.
당시 넥센 사령탑인 염경엽 감독은 침통한 표정으로 인터뷰실로 들어왔다. 간단한 경기 총평 뒤 염경엽 감독은 휴대 전화에 적어뒀던 글을 읽기 시작했다. 감독 자리에서 물어나겠다는 내용이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나온 갑작스러운 사임 이야기에 넥센 구단은 하루 뛰 수락하겠다는 이야기를 발표했다.
SK 단장을 거쳐 올해 다시 사령탑으로 복귀한 염경엽 감독은 구단 한 시즌 최다 승리인 88승(1무 55패)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시나리오를 써가는 듯 했다.
시즌 내내 기세를 올렸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시즌 중반부터 꾸준히 1위를 달렸던 SK는 후반기 급격한 부진에 빠졌고, 9경기 차로 벌어져 있던 두산에게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1위 자리를 내주고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
다잡은 정규시즌 우승을 눈 앞에 놓쳤던 만큼,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4시간 동안 미팅을 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는 등 야심차게 플레이오프 준비에 들어갔다. 훈련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반격 의지를 보였던 SK였지만 가을은 짧고 잔인했다. 타선은 힘을 내지 못했고, 자랑이었던 불펜도 흔들렸다. 운마저 따르지 않았다. 결국 염경엽 감독의 시즌은 또 한 번 10월 17일에 마침표를 찍어야만 했다./ bellstop@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