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전쟁 치른 벤투호, 내년 6월 리턴매치서 설욕 다짐 [Oh!모션]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9.10.17 05: 50

평양서 전쟁을 치른 벤투호의 눈은 이듬해 6월을 향해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은 지난 15일 오후 평양 김일성경기장서 열린 북한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3차전서 0-0으로 비겼다. 한국(2승 1무)은 이날 무승부로 2위 북한(이상 승점 7)과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서 7골 앞서 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벤투호는 깜깜이 중계와 무관중으로 펼쳐진 사상 초유의 경기에 진땀을 뺐다. 북한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남측 응원단과 취재진의 방북을 불허했다. TV 생중계도, 외신 기자도 허용하지 않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태극전사들은 그라운드 내에서도 곤욕을 치렀다. 북한 선수들과 거친 몸싸움과 함께 신경전을 벌였다. 대표팀 선수들과 최영일 단장의 생생한 증언에 의하면, 북한 선수들은 팔꿈치와 손, 무릎을 쓴 건 기본이고 험한 욕설까지 했다. 황인범(밴쿠버)은 한 대 맞기까지 했다. 무사귀환한 것이 다행일 정도.
한국과 북한 선수들의 거친 신경전을 중재했던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이기지 못한 건 너무 아쉽지만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으로도 너무나 큰 수확일 정도로 거칠었다”며 일촉즉발이었던 당시 상황을 표현했다.
김진수(전북)는 "북한 선수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였다. 때리려고 한 것은 아닌 것 같았지만 (황)인범이는 한 대 맞았다. (북한 선수들이) 욕을 계속 했다”며 “승리하지 못해 아쉽지만 다치지 않고 잘 마무리를 하게 돼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최영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전쟁 치르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축구를 보면서 그렇게 고함 지르는 건 처음 본다”며 "많이 거칠었다. 팔꿈치, 손 등을 썼다. 공중볼 경합 땐 무릎이 들어왔다. 선수들이 부상 없이 잘 끝내고 승점 1을 딴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했다.
태극전사들은 설욕전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벤투호는 이듬해 6월 4일 안방서 북한과 리턴매치를 벌인다. 황인범은 “북한 선수들이 한국에 오면 똑같이 되갚아 주겠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 손흥민도 “한국서 경기할 땐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하겠다”고 필승을 외쳤다. 최영일 단장은 “다음에 북한을 만나면 혼내줘야 한다”며 복수를 다짐했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