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운동 선수' 르브론, 홍콩 사태 또 외면..."모두의 문제는 아냐"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10.16 15: 58

비난 이후 침묵과 외면.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가 자신의 주장과 달리 단지 '운동 선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CNBC'는 16일(한국시간) "르브론은 다시 홍콩 이슈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모든 이슈가 모든 이들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외면했다"라고 보도했다.
휴스턴의 대럴 모리 단장은 지난 4일 홍콩 민주화 시위 지지를 천명했다. 그는 '자유를 위해 싸움, 홍콩을 지지한다'(Fight for freedom, stand with Hong Kong)라는 문장이 적힌 사진을 SNS에 게재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은 모리 단장의 발언에 격분하며 NBA 압박에 나섰다. 이슈가 불거지자 NBA 사무국의 아담 실버 총재가 직접 나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중국 내에서 NBA 중계권을 가진 중국 공영방송 'CCTV'와 텐센트가 중계 중단을 선언했다. 여러 중국 기업들도 후원 중단에 나섰다. 치졸한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인해 NBA 구단은 막대한 손실에 직면했다.
당장 다음 시즌부터 샐러리캡이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결국 구단보다 선수들이 먼저 발을 동동 구르며 숙이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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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으로 선수 개개인의 개인 스폰서나 중국 내 신발 판매에 차질이 생길까봐 저자세로 나서는 것. 현 시대 NBA의 아이콘으로 평가받는 르브론도 전날 인터뷰서 모리 단장을 비난했다.
르브론은 LA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누구다 언론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여파도 생각해야 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엇인가를 말하면 더욱 그렇다"라고 주장했다.
너무나 이기적인 발언의 파장이 심상치 않다. 미국 주요 언론이나 영국 등 세계 각국 언론들은 르브론의 발언을 전하며 비판하고 있다. 홍콩 시위대가 르브론의 유니폼을 태우는 소동도 있었다.
언론 자유와 민주화를 무시하는 르브론의 발언이 더욱 아쉬운 것은 평소 그가 자신의 성향이나 정치색을 강하게 나타냈기 때문이다.
전 시대의 NBA 아이콘 마이클 조던이나 코비 브라이언트는 전형적인 올드 스쿨 타입의 선수로 운동 선수로 정치적인 발언을 자제했다. 반면 르브론은 여러 미국 사회 이슈에 대해 언급하며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콜린 캐퍼닉의 'taking a knee' 운동을 지지하던 르브론은 꾸준히 인종 갈등이나 미국 사회 내 불평등 이슈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평소 마틴 루터킹을 추모하거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기도 했다.
르브론은 지난 2018년 이러한 그의 사회 참여를 비판하며 폭스 뉴스 앵커가 '농구 선수면 입닥치고 드리블이나 해라'고 비꼬자 자신은 '운동 선수 이상을 꿈꾼다(More the athlete)'을 외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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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르브론의 이미지 메이킹을 그에게 엄청난 이익을 안겨줬다. 그는 나이카와 함께 제임스와 드리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막대한 수익을 거뒀다.
운동 선수 이상을 꿈꾸던 르브론은 죽었을까. 평소와 달리 그는 모리 단장을 비난한 데 이어 "문제는 개인이 언급하고 싶을때 해야 한다"라며 "모든 이슈가 모두의 문제인 것은 아니다"라고 침묵하고 외면했다.
모든 운동 선수가 홍콩 사태를 언급하며 용기를 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운동 선수 이상을 꿈꾸던 르브론이 저래서는 안된다.
돈을 위해 사회 이슈를 외면한 르브론이 'More than athlete'을 외치면 과연 누가 동조할 수 있을까. 이제 정말 폭스 뉴스 앵커의 말처럼 조용히 입 닥치고 드리블이나 해야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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