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데려가"...'배가본드' 민항기 추락 사고,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 [핫TV]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10.12 07: 53

"나까지 괜찮아지면 어떡해". '배가본드'가 민항기 추락 사고를 다루며 남겨진 사람들의 애환을 조명했다.
11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 7회에서는 민항기 추락 사고의 진실을 규명하려는 차달건(이승기 분)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은 시작부터 격렬한 여론 대립을 비췄다. 먼저 사망자 유가족은 민항기 추락 사고가 테러 사건이며 사망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것을 비판하며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사고로 아내를 잃은 박광덕(고규필 분)은 유가족 대표로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저희가 원하는 건 보상금이 아니라 진실 규명"이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사진=SBS 방송화면] '배가본드' 7회에서 민항기 사고 배후와 관련 흑막을 꾸미는 백윤식, 문성근 등.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국방부장관이 기자회견을 열어 정반대 의견을 내놨다. 그는 민항기 테러 배후로 지목된 존엔마크사의 전투기 매입 타당성을 강조했다. 대통령 정국표(백윤식 분) 또한 국방부장관을 여론의 화살받이로 내세운 뒤 그 뒤에서 전투기 거래의 이익을 누리려는 흑막을 암시했다. 
그럴수록 고통받는 건 남겨진 사람들, 사고 피해자들의 유가족이었다. 사망 원인에 대한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그들의 목소리는 쉽게 잊혔고 외면당했다. 
사고로 조카를 잃은 차달건은 박광덕과 함께 술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슬픔을 견뎠다. 박광덕은 "우리는 언제쯤 괜찮아질까. 꼬락서니를 보니까 우리를 아주 범죄자 취급하는데 그냥 시간이 많이 지나면 괜찮아지는 거냐"며 울컥한 심경을 토로했다.
특히 그는 "그런데 나까지 괜찮아지면 어떡하냐. 내 마누라가 억울하게 죽었는데 나까지 괜찮아지면 어떡해"라며 오열했다. 결국 그는 "나 좀 데려가"라며 세상을 떠난 아내를 떠올리며 울부짖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고 괴로워하는 것은 차달건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사고난 민항기 부기장이었던 김우기(장혁진 분)를 찾아 모로코까지 날아갔고, 그 곳에서도 세상을 떠난 조카가 찾아와 자신을 꺠우는 듯한 꿈에 시달렸다. 
꿈 속에서 차달건은 누운 등 뒤에서 자신을 흔들어 깨우는 듯한 조카의 몸짓에 눈물을 삼켰다. 그는 꿈 속 조카의 형상을 끌어안으며 "미안해. 삼촌이 미안해"라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꿈에서 꺤 뒤 남은 건 빈 팔이 전부였다. 죽지못해 살면서 가족들이 세상을 떠난 이유라도 알고자 하는 차달건, 박광덕의 이야기가 '배가본드' 시청자들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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