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혁기 감독 "혜리 캐스팅, 특유의 밝은 에너지 좋았다"[인터뷰②]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10.12 13: 45

(인터뷰①에 이어) "제가 이병구 캐릭터에 원했던 것은 시나리오에 다 적어 놓았다. 나머지 부분은 엄태구가 해석한대로 자연스러움을 담았다."
정혁기 감독은 11일 서울 모처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촬영 전 엄태구와 1대 1 리딩을 진행하며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았다. 같이 대화를 나누면서 제가 엄태구 배우에게 느낀 것을 병구라는 인물에게 담고자 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판소리 복서'(감독 정혁기, 제공배급 CGV아트하우스, 제작 폴룩스(주)바른손)는 과거의 실수로 체육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던 전직 프로복서 병구(엄태구 분)가 자신을 믿어준 든든한 지원군 민지(이혜리 분)를 만나 잊고 살았던 판소리 복싱을 완성하기 위해 인생에 가장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는 과정을 그린 휴먼 코미디 장르의 영화.

정혁기 감독 /sunday@osen.co.kr

영화 스틸사진
엄태구가 병구 역을 맡아 진지하고 열정 넘치는 복서의 모습을 만들었다. 카리스마 넘치지만 어리바리하고 엉뚱한 얼굴로 웃음을 안긴다.
병구가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이게 된 이유는 복서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질병 펀치 드렁크 때문. 이 병은 뇌에 많은 손상을 입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뇌세포손상증이다. 기억 상실, 인식 장애가 치매처럼 나타나기 때문에 평소의 성격과 말투, 행동 등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단편 '뎀프시롤: 참회록'(2014)을 재미있게 봤던 배우 엄태구는 캐스팅 제안을 받자 '안 하면 후회하겠다'는 마음으로 흔쾌히 결정했다. 복싱 선수로 탈바꿈하기 위해 그는 5~6개월 동안 하루 6시간씩 복싱 연습 및 체력 관리에 매진했다고.
정혁기 감독은 "상업영화에 나온 엄태구의 전반적인 이미지를 거친 역할로 기억을 하시는데 기본적으로 그가 갖고 있는 순수함을 끌어내려고 했다. 대본에 그걸 상세하게 적진 않았고 저는 단순히 방향성만 제시했다. 디테일한 부분은 배우가 했다. 병구 특유의 말투나 손동작은 엄태구가 만들었다"고 전했다. 
영화 스틸사진
그러면서 "원래의 병구는 어눌하지 않은데 펀치 드렁크에 걸렸다는 설정 때문에 말투를 어눌하게 잡은 거다. 과거와 현재의 차이가 크다"며 "또한 과거와 달리 현재에는 소극적인데, 병 때문만이 아니라 복싱을 그만두고 삶의 목표를 잃어버렸고 소통하는 사람이 박관장 밖에 없으니 격리되면서 성격이 위축된 거다"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박관장은 배우 김희원이 맡았다.
자신의 인생을 모두 바친 꿈을 놓아버리고, 체육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던 병구는 신규 회원 민지(혜리 분)를 만나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라는 그녀의 조언과 응원에 힘입어 다시 한 번 판소리 복싱을 시도하며 삶의 의미를 되찾는다.
정혁기 감독은 민지 역할로 혜리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엄태구처럼 혜리도 미팅을 진행했다. 혜리가 갖고 있는 특유의 밝은 에너지가 너무 좋았고 그게 영화의 큰 요소로 다가와서 같이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엄태구, 김희원 선배가 갖고 있는 에너지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데 혜리 덕분에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다. 실제로 큰 축을 담당했다"고 칭찬했다.(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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