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복서' 감독 "엄태구=악한 이미지? 실제로 순수한 면 많아"[인터뷰①]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10.12 13: 45

영화 '판소리 복서'의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정혁기 감독은 배우 조현철과 친분이 깊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이라는 점에서 인연이 닿았겠지만 두 사람은 졸업 후에도 감독으로서, 배우로서 영화 작업을 함께 해오고 있다. 조현철이 대학 시절 연출한 단편 '척추측만'(2010)의 촬영을 정 감독이 맡았고, 최시형, 이우정, 정재훈 감독과 공동 연출 및 촬영한 영화 '서울연애'(2014)에는 조현철이 주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밖에 영화 '라오스'(감독 임정환, 2014)에서도 조현철과 정혁기 감독은 배우로 출연하며 한마음으로 뜻을 모았다.
현재 극장 상영 중인 영화 '판소리 복서'(제공배급 CGV아트하우스, 제작 폴룩스(주)바른손)도 정 감독과 조현철 배우가 대학시절 기획한 단편 '뎀프시롤: 참회록'(2014)에서 발전시킨 장편 프로젝트이다. 대학생이던 두 사람이 당시 우연한 기회로 단편 제작을 시작하게 됐고, 이를 재미있게 본 영화제작사 대표가 장편으로 발전시켜보자는 제안을 했다고.

정혁기 감독 /sunday@osen.co.kr

영화 스틸사진
정혁기 감독은 11일 서울 모처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한예종 재학시절에 조현철 배우와 함께 학교를 다녔었다. 당시 학교에서 누군가 장구 연습을 하고 있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 시기에 현철이가 복싱을 배우고 있었다. '복싱을 장구 단장에 맞춰서 하면 재미있을 거 같다'고 하더라. 생각해 보니 재미있을 거 같아서 2013년에 같이 단편 '뎀프시롤: 참회록'을 찍었다. 처음 아이디어를 낸 건 2012년 여름이었고. 그때는 장구 소리에 맟춰서 복싱하는 사람을 본 게 아니라 장구 소리만 들었다"고 영화의 시작에 대한 기억을 더듬었다. 두 사람의 머릿속에서 '판소리 복싱'이 탄생한 것.
2014년 단편영화로 탄생한 '뎀프시롤: 참회록'은 장편으로 발전하면서 제목은 '판소리 복서'로 바뀌었다. 장편제작을 위한 프리 프로덕션 시기에 조현철이 6개월 가량 함께 했지만, '판소리 복서'의 연출은 오로지 정혁기 감독 혼자서 맡았다.
이에 정혁기 감독은 "(복싱 용어인)뎀프시롤은 기억하기 어려운 단어 같아서 많은 사람들이 말할 때도 제목을 헷갈려 할 거 같았다"며 "'판소리 복서'로 결정한 이유는 관객들이 영화를 보시고 나면 아시겠지만 처음 가졌던 의문과 달리 바로 이해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판소리와 복싱이라는 조합을 통해 잊혀지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영화 스틸사진
단편에서는 조현철이 주인공 복서 역을 맡았지만, 장편으로 발전하면서 배우 엄태구가 캐스팅됐다. 극중 이름도 조현철에서 이병구로 바뀌었다.
정혁기 감독은 "엄태구 배우가 제 단편영화를 본 지 몰랐는데 '되게 재미있게 봤다'고 하더라. 저와 첫 미팅을 진행하고 바로 그 다음날 '하겠다'는 연락을 해줬다"며 "당시 엄태구의 어깨 상태가 안 좋았는데 '복싱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할 거 같다'고 고민하면서도 바로 다음 날 출연 의사를 전해줬다"라고 캐스팅한 과정을 전했다. 엄태구는 이병구 캐릭터를 위해 5~6개월간 하루 5시간씩 복싱을 연습하고 체력을 키웠다.
그러면서 "엄태구가 상업영화에서는 주로 거칠게 나와서 악한 이미지로 기억하시는데, 실제로 만나보면 순수한 면이 많다"며 "병구 캐릭터는 엄태구 배우의 실제 성격에 맞춰서 구축했다"고 말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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