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하지만 쿨해" '가장 보통의 연애' 김래원X공효진이 보여주는 날것의 연애 [Oh!쎈 리뷰]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9.10.09 11: 47

결혼 직전 여자친구의 바람을 목격하고 파혼했지만 전 여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남자와 역시 남자친구의 바람에 뒤통수를 맞고 매달리는 전 남친을 매몰차게 떼어내는 여자,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두 남녀는 다시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 2일 개봉)는 가볍고 유쾌하고 지질하지만 쿨한 30대 직장인들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사랑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질척이는 김래원과 그럼에도 사랑스러운 공효진, 능청스러운 강기영까지 조금은 오버스럽고 우스꽝스러워보일 수 있지만 누구나 속으로만 생각하던 말과 행동들을 거침없이 내뱉는 이들의 연기를 보고있자면 두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간다.

'가장 보통의 연애'의 가장 큰 재미 포인트는 우리가 직장 생활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리얼리티와 이를 더 현실적으로 그려주는 배우들의 연기다. 옛 연인을 잊지 못하고 매일을 술로 밤을 지새우는, 그러다 결국 '뭐해?' '자니?' 등 지질한 내용으로 점철된 메시지 폭탄까지 우리 주위에서 보거나 들었을 법한, 실제 겪었을 법한 재훈(김래원 분)의 모습은 공감과 친근감을 자아낸다.
또한 직장 내 설명하기 힘든 미묘한 인간관계도 리얼리티를 배가시킨다. 직장 내 비밀은 없다는 말처럼 발 없는 말처럼 어느샌가 모두에게 퍼지는 소문, 계속 부풀려지는 루머, 자리에 없으면 시작되는 뒷담화, 메신저 방 실수까지, 어느 하나 공감가지 않는 것이 없는 다이내믹한 회사 이야기는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하지만 현실적이기만 해서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이런 숨막히는 설정들 속에서 사이다를 담당하는 인물이 공효진이 연기하는 선영이다. 극 초반 첫 인사 자리에서 반말을 하는 상사에게 똑같이 반말로 응수하는 선영의 모습은 선영이라는 캐릭터를 단적으로 가장 잘 드러낸 장면이자 앞으로의 전개에 흥미를 더해준다. 
사랑의 상처에 닳고 닳아 무뎌져 무심한듯 하지만 만만치 않은 선영의 캐릭터는 전형적이지만 결코 뻔하지 않아 더욱 매력적이다. 선영이 보여주는 마지막 통쾌한 한 방은 단연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관객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완벽하게 잘 어울리지 않아 더욱 이 영화에 어울리는 김래원과 공효진의 묘한 케미스트리와 웃음의 8할 이상을 담당한 강기영의 열연은 관객들로 하여금 함께 웃고 울고 분노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며 '보통'의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이렇듯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지만 흥미롭고 유머러스한 디테일로 무장한 '가장 보통의 연애'는 마치 내 친구가 해주는 직장동료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이, 혹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흥미로운 사연을 읽는 것 같이 현실적인 재미로 관객들을 끌어당긴다. 보는 내내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멜로와 코믹이 완벽하게 조화된 '가장 보통의 연애'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든 통할 만한 스토리다. /mk3244@osen.co.kr
[사진] NEW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