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의 관심사' 조민수x치타, 이런 엄마와 딸도 있다(ft.남연우♥) [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10.09 07: 50

 첫째 딸 순덕(치타 분)은 중학교 때 부모에게 독립해 작은 가게에서 독립적으로 음악 활동을 하는 인디가수다. 남들보다 비교적 일찍 두 딸을 키우게 된 '날라리' 엄마(조민수 분)는 둘째 딸까지 첫째에게 맡기며 철 없이 군다.
언니, 엄마와 달리 둘째 딸은 반에서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며 모범적인 학창시절을 보내는데, 그랬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졌다.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초미의 관심사'(감독 남연우, 제공제작 레진스튜디오, 공동제공 C9엔터테인먼트)는 각자의 인생 노선을 살고 있던 엄마와 순덕이 만나 사라진 둘째 딸을 찾기 위해 하루 동안 이태원에서 벌어진 일을 그린 '소동극'이다. 

영화 포스터

영화 스틸사진
영화는 서울 이태원의 옥탑방에 사는 첫째 딸을 찾아온 엄마의 모습으로 시작해 초반부터 흥미와 재미를 유발한다. 촌스러우면서도 남다른 패션 감각을 가진 엄마는 일상이 욕, 그 자체다. 작은 일에도 흥분하고 화를 내기 일쑤지만 어려운 사람들만 보면 마치 제 일처럼 두 발 벗고 나서는, 오지랖이 굉장히 넓은 여자.
반면 그녀의 첫째 딸 순덕은 가까운 사람 이외에는 관심이 없을 정도로 시크하고 쿨한 성격을 지녔다. 어릴 때부터 독립성을 키워서인지, 웬만해선 크게 놀라는 일도 없다. 엄마보다 훨씬 더 침착하고, 이성적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터.
성격면에서는 완전히 다르지만, 어딘가 모르게 닮은 구석이 있는 이 모녀가 둘째를 찾기 위해 동행하면서 그녀의 주변에 있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둘째에 대해 알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알아간다. 엄마와 첫째 딸 역시 서로 몰랐던 혹은 알고 싶지 않아서 외면했던 생각을 접하며 서서히 마음을 연다. 엄마와 두 단어 이상 말을 섞지 않았던 첫째가 무대에서 용기를 내 노래하고, 그동안 표현하지 않았던 속내를 드러낸다.
영화 스틸사진
'초미의 관심사'는 모녀 관계가 반듯하고 착하게 형성되어 있지 않아서인지, 영화 또한 강렬하고 억세게 완성됐다. 오히려 그 점이 이 영화만의 개성이자 재미다. 더불어 동성애자, 트렌스젠더 등 성소수자와 미혼모, 유색인종을 주요 인물로 내세워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편견과 선입견을 지우고자 한걸음 다가섰다.
배우 조민수와 치타(본명 김은영)가 필터없이 솔직한 엄마와 딸로 분해 '모녀 케미스트리'를 빚어냈다. 이 영화를 통해 조민수가 쌓아온 연기적 내공과 그 깊이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한없이 철 없고 생각이 없어 보이나, 알고 보면 그녀도 딸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찬 엄마였다.
가수에서 배우로 데뷔한 치타는 처음 도전한 연기치고 어색하지 않게 캐릭터를 소화했다. 실제 성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캐릭터와 하나된 모습을 보여줬다.
영화 스틸사진
그러나 순덕이 다변화된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치타가 진정으로 연기에 소질이 있는지는 확언하기 힘들다. 앞으로 만날 두 세 번째 작품을 통해 판가름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발연기'는 아니니 절반은 성공했다.
'초미의 관심사'는 배우 겸 영화감독(치타와 공식연인이기도 하다) 남연우의 연출작이다. 상업장편작에서는 주로 조단역을 맡아 대중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독립단편계에서는 연기력과 연출력까지 동시에 인정받았다. 연기를 하고 싶어서 연출하는 배우인데, 연출적 재능을 살려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남자다. 제1회 들꽃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초미의 관심사'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 섹션에 초청돼 10월 4일, 8일 두 차례에 걸쳐 상영했으며 오는 10일 오후 8시 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마지막으로 공개된다. 개봉일은 미정./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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