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스'=대표작?"..박찬욱 감독이 예고한 신작 '기대UP'(종합)[24th BIFF]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10.06 13: 30

 한국의 대표 영화감독으로 손꼽힌 박찬욱과 그리스 출신 거장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부산에서 재회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작품을 보고 느끼고 칭찬하며 선후배, 그 이상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6일 오전 부산 우동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오픈토크의 무대에 올라 타국의 후배인 박찬욱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코스타는 가브라스는 "박찬욱 감독의 여러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흡혈귀를 소재로 한 영화는 전 세계에서 600여 편에 달하는데 저는 그 중 하나인 박 감독의 '박쥐'를 제일 좋아한다. 최고였다. 최근에 또 한 번 봤는데 보면서 너무 좋았다"라고 박 감독의 작품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또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스토커', '아가씨'도 재미있게 봤는데, 이 영화 4편만 봐도 너무나 다른 장르의 영화"라며 "한 명의 감독이 어떻게 이렇게 다른 네 개의 감수성과 독창성을 표현했는지 놀랍다. 영화를 만드는 게 어려운 일인데"라고 칭찬했다.
이에 박찬욱 감독은 "이렇게 늘 도전하는 선배 거장과 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거 같다"면서 "제가 여러 거장 감독님들로부터 배우니 다양한 영화가 탄생하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번 다른 장르의 영화를 만든 이유에 대해 "저는 각 소재별로 어울리는 형식이 무엇인지 고민한다"며 "(소재를 결정한 후 풀어내기에)각기 다른 종류의 영화가 만들어진 거 같다"고 설명했다.
자기복제를 하지 않고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고 도전하는 박찬욱은 "전작에 대한 감성이 다음 영화의 감성을 이끈다"며 "저는 일단 한 번 해본 것은 지루하니 다음 작품에서 다른 장르의 영화로 이끄는 거 같다"는 비결을 전했다.
코스타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도 언급했다. "이 영화의 주제가 폭력이지만 단순한 폭력이 아닌 모든 사람들에게 내제된 폭력, 의심이 있는 폭력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다른 영화는 어리석게 폭력을 표현한다"고 범죄 스릴러 '올드보이'를 극찬했다.
한편 박찬욱 감독은 이날 신작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전했다.
그는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님이 제 신작 영화의 프로듀서이신데 제가 언젠간 만들어서 대표작으로 삼으려고 한다"라고 운을 뗐다.
박 감독은 이어 "'액스'라는 영화인데,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님이 먼저 만드셨다. 감독님 부부와 두 분의 아드님도 프로듀서인데 세 분과 동료로서 몇 년 동안 일을 해오고 있다"고 깊은 관계를 전했다.
앞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지난 2006년 영화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를 내놓았다. 이 작품은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 박찬욱 감독도 영미소설 '액스'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세계관과 관점을 살려 또 다른 신작을 준비 중이다. 
코스타 감독은 "아무래도 (전 세계 국가들이)미국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한국은 개성을 살려 특색이 있는 거 같다. 한국영화가 베니스, 칸 등의 영화제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영화의 핵심은 엔딩이다. 관객들이 마지막으로 보고 나가기 때문"이라며 "항상 영화의 엔딩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고민하는데, 저는 관객들이 어리석지 않기 때문에 무엇이든 이해할 거라고 믿는다. 저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관객과 감독의 관계가 이뤄진다고 본다"는 생각을 밝혔다.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신작 '어른의 부재'가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영화제 기간 중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이날 오전 열린 '2019 부산 바다마라톤'으로 인해 빚어진 교통체증으로 박찬욱 감독은 약속된 시간보다
20여분 늦게 무대에 올라 사과를 표했다./ watch@osen.co.kr
[사진] OSEN DB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