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아무도모른다' 이후 배급사 망하고 수입0, 힘들었다" [24th BIFF]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10.06 11: 28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영화 인생에서 힘들었던 순간을 고백했다. 
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 제2전시장 이벤트룸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함께하는 '플랫폼부산 필름메이커 토크1' 행사가 열렸다. 모더레이터로 양익준 감독이 나섰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아시아독립영화인들의 나눔과 배움의 장인 플랫폼부산(Platform BUSAN)을 개최했다. 올해로 세 번째 해를 맞은 플랫폼부산은 올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박찬욱 감독 등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거장들의 시리즈를 진행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영화 산업에서 포착할 수 있는 새롭고 다양한 기회들에 대해 실제적인 경험을 나눠줄 전문가들 강연들이 다수 준비돼 있다.

양익준 감독은 "난 11년 째 영화를 못 찍고 있는 사람으로서, 지금은 6년 전에 쓰던 시나리오가 있다"며 한편의 영화를 완성하기까지 어려운 점을 언급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아무도 모른다'는 1989년 처음 시나리오를 썼다. 영화화되기까지 15년이 걸렸다. 그땐 방송 어시스턴트 조수였는데, 기획을 들고 다녀도 아무도 거들떠 봐주지 않았다. 제안을 했던 회사가 망하고, 프로듀서가 도망가고 그랬다. '영화가 될 수 없는 것 아닌가?' 중간에 포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다 우연히 어떤 타이밍에 돌아아가기 시작했고, '아무도 모른다' 아이들과 만나게 됐다. 만약에 내가 하고 싶다고 할 때 그 영화를 만들었으면 전혀 다른 영화가 됐을 것 같다. 영화란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태어나기로 한 시점에 태어나는 것 같다. 나중에 양익준 감독도 그런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양익준 감독은 "이건 어마어마한 위로"라며 미소를 보였다. 
"영화 인생 안에서 영화를 접고 싶었던 시점이 있었느냐?"라는 질문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아무도 모른다' 이후 '걸어도 걸어도' 배급을 했던 회사가 망했다. 진짜다. 굉장히 힘들었다. 전혀 돈이 없었고, 소위 극장 수입이 전혀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 됐다. 다음 작품이 배두나와 작업했던 '공기인형'인데, 나를 쭉 도와준 프로듀서 분이 돌아가셨다. 그때 빚만 남았다. 그 쯤에 이대로 영화를 해나간다면 나 자신도 힘들어지고 주변 사람들한테 민폐가 될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영화를 만들어나가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느꼈다. 그때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체제 전환이나, 재정비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게 2011년 11월 쯤이었다. 그때까지 멈추지 않고 달려왔다. 그때 한번 발걸음을 멈추게 됐다. 의기소침과는 좀 다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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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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