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옹지마' 이형범의 진화, 포수 대신 얻은 마무리 [두산 정규시즌 우승 ⓹]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10.04 16: 07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을까. 두산 베어스가 이별에도 값진 소득 하나를 얻었다.
두산은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한 ‘안방마님’ 양의지를 NC 다이노스에 떠나 보냈다. 포수, 타자 모두 최고의 가치를 가지고 있던 양의지였던 만큼 두산의 아쉬움을 컸다. 양의지를 보낸 두산은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보상 선수’로 이형범(25)을 지목했다.
이형범은 2012년 특별지명 23순위로 NC에 입단해 2018년까지 1군에서 39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했다. 확실하게 존재감을 뽐내지는 못했지만, 타자에게 까다로운 투심을 갖췄고, 안정적인 제구 또한 장점이었다. 여기에 군필이라는 매력도 있었다.

/ youngrae@osen.co.kr

이형범은 두산의 ‘대박 카드’가 됐다. 올 시즌 롱릴리프로 시작한 그는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며, 필승조로 올라섰다. 여기에 마무리투수 함덕주가 흔들리면서 이형범은 두산의 새로운 마무리투수가 됐다.
불펜은 올 시즌 두산에게 큰 고민 중 하나였다. 특히 올 시즌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김강률, 곽빈이 부상으로 함께 하지 못했다. 두산으로서는 포수 공백에는 박세혁이라는 '주전급' 포수가 있어 계산이 섰지만, 불펜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을 안고 시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이형범의 합류는 두산에게는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6월 2일 KT전에서 7-4로 앞선 8회 2이닝 투구로 첫 세이브를 거둔 그는 이후 총 19개의 세이브를 거뒀다. 막바지 팔꿈치 부분에 통증이 생기면서 다소 주춤했지만, 이형범이 뒷문 단속을 안정적으로 하면서 두산은 차곡차곡 승리를 쌓을 수 있었다. 두산으로서는 ‘안방마님’은 내보냈지만, 향후 몇 년 뒷문을 단속할 수 있는 든든한 투수 하나를 얻게 된 셈이다. 결국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으로 SK를 제치고 통산 네 번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이형범은 “좋은 팀에 왔고,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서 좋다”라고 미소를 지으며 “컨디션은 많이 좋아졌다. 자신감 문제인 것 같다. 남은 기간 자신감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는 뭔가 되는 해 같아서 한국시리즈 우승도 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bellsto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