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 초청 감사"..'말도둑들.시간의 길' 카자흐스탄x일본의 컬래버(종합)[24th BIFF]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10.03 16: 42

 “카자흐스탄과 일본의 합작 영화는 굉장히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이 3일 오후 3시 부산 우동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의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이 중앙아시아 국가와 공동(영화)연출에 관심이 많은데 이번에 우리나라(카자흐스탄)와 작업을 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올해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간담회에 앞서 이날 오후 1시부터 84분간 상영됐다.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기자회견이 열렸다.  배우 샤말 예슬라모바,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와 리사 타케바 감독, 모리야마 미라이(왼쪽부터)가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가족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장르의 영화이다. 가족을 지극히 사랑하는 한 남자가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일터로 향하지만 말도둑들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다.
남편 없이 홀로 세 아이를 키우게 된 여자는 슬픔에 잠겨 그 마을을 떠나고, 8년 전 소식 없이 자신을 떠났던 또 다른 남자와 재회한다. 어딘가 닮은 외모를 보이는 여자의 첫째 아들과 낯선 남자. 두 사람은 말몰이에 나섰다가 말도둑들과 마주친다.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기자회견이 열렸다.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dreamer@osen.co.kr
롱샷을 이용해 드넓은 초원 위로 펼쳐진 여백의 미를 보여줬으며 말을 몰아가는 모습을 통해 스펙터클과 긴박감을 조성하기도 한다. 시간의 흐름을 담은 잔잔한 일상 드라마 같으면서도 그 안에 인생의 고됨과 슬픔, 고난, 행복, 가족의 소중함 등 다양한 소재가 담겨 있다.
BIFF(2015)에서 뉴 커런츠상을 수상한 카자흐스탄 출신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이 일본 출신 리사 타케바 감독과 공동 연출했으며, 2018년 진행된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가 주인공 여자 역을 맡아 절제된 연기를 선보였다. 일본 출신 배우 모리야마 미라이가 8년 전 헤어진 낯선 남자를 연기했다.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은 “개막작으로 선정될지 몰랐는데 이렇게 선정돼 기쁘다. 저는 공동작업에 관심이 많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카자흐스탄 출신인 그는 “카자흐스탄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올지 모르겠는데 양국(일본)이 합작하는 게 저희로서는 굉장히 흥미롭고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엔딩 장면에 대해서도 살짝 귀띔했다. “한 화가의 그림을 보고 극중 어린 남자아이가 가진 정서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제가 생각하지 않았던 엔딩이나, 이미지상으로 겹쳐져 그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기자회견이 열렸다.  배우 샤말 예슬라모바,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와 리사 타케바 감독, 모리야마 미라이(왼쪽부터)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공동 연출을 맡은 리사 타케바 감독은 “일본 배우는 제가, 카자흐스탄 배우는 예를란 감독이 디렉션을 맡았다”고 촬영 과정을 전했다.
카자흐스탄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는 “오늘 저를 이 자리에 초청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번에 한국에 처음 와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녀는 2018년 열린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아이카’를 통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에 “이번 영화는 흥미로운 작업이었다”며 “굳이 연기 스타일을 말하자면 감독에 따라 연기 스타일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배우 모리야마 미라이는 “이 영화를 통해 부산영화제에 와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카자흐스탄에서 지낸 2~3주는 보물과 같은 시간이었다. 그 시간이 이런 평가를 받게 돼 기쁘고 많은 관객들이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그는 극중 남자아이와 닮은 낯선 남자를 연기했다.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기자회견이 열렸다.  배우 샤말 예슬라모바가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dreamer@osen.co.kr
일본 출신 리사 타케바 감독과 카자흐스탄 출신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은 칸국제영화제에서 만나 작업에 대한 뜻을 모았다. “리사 감독과 칸영화제에서 만났다. 당시 제가 이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를 꺼냈고 리사 감독도 제 영화에 관심을 가져 자국에 있는 본인의 프로듀서에게 이 스토리를 전달했다고 한다”며 “저희가 스카이프를 통해 영화에 대해 소통하면서 이런 결과물을 냈다”고 밝혔다.
양국은 시나리오를 개발하면서, 가족의 중요성과 해체에 중점을 두었다. 가족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나, 여러 가지 이유로 해체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넣었다는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기자회견이 열렸다.  배우 모리야마 미라이 감독이 번역기를 차고 있다. /dreamer@osen.co.kr
한편 모리야마 미라이는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4)로 일본 아카데미상(28회)에서 신인배우상 및 우수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상에 인물에 대한 설명과 사연이 있었지만 촬영하면서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설정이 바뀌었다”며 “제가 당시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지금은 생각이 안 난다. (웃음) 그러나 대본에서는 제가 맡은 캐릭터가 일본계 카자흐스탄인지, 어떠한 이유로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돌아왔는지 등의 사연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어떤 언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정보가 없다”고 전했다.
이 작품은 오늘 오후 진행되는 레드카펫 및 개막식 이후 야외극장에서 공식 상영된다. 러닝타임 84분./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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