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스 코드 주니 "부잣집 막내딸 캐릭터 하고 싶어요! 가상 캐스팅은…" [Oh!커피 한 잔②]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19.09.13 13: 38

2017년부터 연기를 시작해 올해로 3년째. 웹드라마와 케이블 채널 드라마를 거쳐 드디어 지상파 드라마에 입성했다. 신인 배우에게 어려운 캐릭터임에도 훌륭히 소화하며 호평을 받았고, 더 밝은 연기 꽃길을 기대하게 했다.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 멤버 주니, 아니 신인 배우 ‘김주미’의 이야기다.
무겁고 어두운 장르물에 시력을 잃어가는 캐릭터. 주니가 출연한 드라마와 맡은 캐릭터다. 주니는 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저스티스’에서 정진 메탄올 사건의 피해자 심선희 역을 맡았다. 심선희는 정진그룹의 휴대전화 공장에서 일하다 메탄올 중독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인물.
‘저스티스’ 심선희는 주니의 이미지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보인다. 레이디스 코드 멤버이자 막내 주니는 여리여리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 주니가 심선희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시청자들은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었다.

KBS2 '저스티스' 레이디스코드 주니. /jpnews@osen.co.kr

2013년 레이디스 코드로 데뷔한 주니는 2017년부터 연기를 시작했다. 웹드라마와 케이블 채널 드라마를 거쳐 연기 시작 3년 만에 지상파 드라마에 입성했다. ‘처음’이라는 점과 ‘지상파’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은 상당했다.
“(부담감이) 엄청 컸어요. 보시는 분들도 많은 만큼 돌아오는 피드백도 많았어요. 다른 것에 비해 준비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드라마 팬이자 열혈 시청자인 엄마, 엄마 친구, 이모들을 비롯해 멤버들이 이야기를 많이 해줬고, 실시간 반응도 보면서 피드백을 받았어요. 다행히 악플은 보지 못한 것 같아요.”
KBS2 '저스티스' 레이디스코드 주니. /jpnews@osen.co.kr
주니는 세 번의 오디션 등을 거쳐 심선희 역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합격 소식을 듣고서는 기쁨의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처음에는 선희, 연아(나나) 캐릭터 오디션을 봤어요. PD님이 선희 캐릭터와 제가 비슷한 게 있다고 하셔서 두 번째 오디션을 봤고, PD님이 생각한 것보다 밝았으면 하는데 제가 덜 밝아서 한번 더 봐야겠다고 해서 세 번째 오디션을 봤어요. 마지막에는 제 이미지가 마음에 드셔서 캐스팅했다고 하셨어요.”
“오디션을 세 번 보고, 직원들과 회식 같은 자리를 하고 있을 때 캐스팅 합격 소식을 들었어요.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는데, 너무 감동하고 기쁘고 벅차서 많이 울었어요.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엄마에게 전화하면서 또 울고, 멤버들에게 소식 전하면서 또 울고 그랬어요. 기쁨의 눈물도 있다는 걸 태어나서 처음 알았던 것 같아요.”
합격 후 본격적으로 선희라는 캐릭터를 준비해야 하기에 더 깊이 고민해야 했다. 첫 지상파 드라마, 시력을 잃어가는 어려운 캐릭터를 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었지만 주니는 대화, 이야기를 통해 캐릭터를 잡았다.
“대본, 대사 외우는 건 자신있어요. 외우는 걸로 스트레스는 없었어요. 첫 지상파 드라마, 어려운 캐릭터라는 점에서 PD님이 많이 알려주시고, 함께 호흡 맞추는 연기자 선배님들이 노하우를 많이 알려주셨죠.”
“시력을 잃어가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 참고한 건 없어요. PD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갔어요. 장르도 어렵고, 제 목소리 톤도 낮고, 제가 기본적으로 높은 텐션이 아니어서 PD님이 걱정을 하셨어요. 함께 이야기하면서 선희는 시력을 잃어가지만 주변사람들에게 티를 내지 않는, 남이 나를 걱정할까봐 그걸 걱정하는 캐릭터로 잡았죠. 그렇게 촬영을 했고, 극의 흐름 상 튀어보이지 않아 다행이었어요.”
KBS2 '저스티스' 레이디스코드 주니. /jpnews@osen.co.kr
주니가 연기한 심선희는 시력을 잃어가는 인물이다. 앞이 보이지 않기에 표현에 한계도 따라왔다.
“제가 시력이 좋아요. 양쪽 다 2.0이거든요. 안 보이는 걸 느껴본 적이 없어요. 시력이 좋지 않았다면 흐릿하거나 멀리 있는 게 안 보이는 느낌을 알 수 있는데 너무 시력이 좋으니까 가늠이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촬영할 때 안 보이는 척을 해야 하는데, 배우나 스태프들이 움직이면 동공이 따라가곤 해서 어려움이 있었어요.”
“많이들 기억하시는 탁수호(박성훈)가 가위를 눈 앞에 대면서 시력을 잃었는지 시험해보는 장면도 눈에 초점이 없어야 하는데 가위가 가까이 다가오니까 자꾸 쳐다보게 됐어요. 무섭지는 않았는데, 가위에 눈의 초점이 맞춰지니까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었죠. 가위가 날카로워서 박성훈 선배님도 얼마만큼 가까이 해야할지 모르겠다면서 조심스러워하셨어요. 리허설할 때부터 조심스럽게 촬영해서 만들어진 장면이었죠.”
KBS2 '저스티스' 레이디스코드 주니. /jpnews@osen.co.kr
올해로 연기 3년째, 첫 지상파 드라마라는 점에서 크게 긴장할 법도 하지만 주니는 그렇지 않았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선배 배우들이 있었고, 그들이 조언과 노하우 등을 알려주면서 긴장감을 풀었던 것. 가수 활동을 하면서 카메라 앞에 많이 선 경험도 주니가 크게 긴장하지 않은 이유였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같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인 나나다. 나나는 서연아 역을 맡아 ‘저스티스’를 이끌었다. 아이돌 생활을 했고, 아이돌을 거쳐 연기자로 새로운 막을 열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다.
“나나 선배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멤버들과 숙소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니까 가수로서도 조언을 해주시고,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조언을 해주셨어요. 제가 낯가림이 좀 있어서 많은 걸 물어보곤 했어요. 아이돌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그런지 많이 조언해주셨어요. 지켜보시다가 느낀 점을 이야기해주시곤 했는데, 많이 와닿았어요.”
‘저스티스’ 심선희는 어려운 캐릭터가 분명했다. 어렵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소화했을 때 얻는 보람과 성과도 뚜렷했다. 주니는 첫 등장부터 섬세한 시선처리와 표정 연기로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고, 캐릭터의 절박한 심정까지 세밀하게 그려내면서 ‘저스티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신스틸러’로 뇌리에 깊숙하게 각인됐다.
“실시간 반응도 봤는데요. 누구냐고 물어봐주시는 분도 많았고, 답해주는 분도 많았어요. 기억에 남는 질문은 제가 나오지 않는 장면에도 ‘극 중에 앞이 보이지 않는 캐릭터 연기하는 배우는 누구냐’고 물어보는 거였어요.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 반응이었어요.”
“어려운 캐릭터를 했는데, 이를 통해 더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더 어려운 캐릭터가 들어와도 겁내지 않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KBS2 '저스티스' 레이디스코드 주니. /jpnews@osen.co.kr
성공적으로 첫 지상파 드라마를 마친 주니는 더 많은 장르와 캐릭터를 소화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캐릭터가 뚜렷했다.
“부잣집 철부지 막내 여동생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오빠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철없는 막내 동생이요. 가상 캐스팅을 해보자면 아빠는 손현주 선배님, 엄마는 김정난 선배님, 첫째 오빠는 유승호 선배님, 둘째 오빠는 박보검 선배님이었으면 좋겠어요.(웃음)”
표현하기 어려운 캐릭터, 첫 지상파 드라마. 어려움이 따르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해내면서 주니는 연기자 ‘김주미’로서 한 걸음 더 성장했다. 다른 어려운 캐릭터를 해도 지금의 경험을 발판으로 겁내지 않고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주니의 말처럼, 주니가 앞으로 보여줄 행보에 기대가 모인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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