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리'vs'나쁜 녀석들'vs'타짜3', 네 취향 한 편은 있겠지 [Oh! 무비]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9.12 10: 45

한국영화 3편이 제대로 맞붙었다. '희극지왕' 차승원표 코미디가 기대되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5년 만에 돌아온 대한민국 대표 시리즈 '타짜: 원 아이드 잭', 레전드 드라마에서 영화로 재탄생한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 올추석 같은 날 개봉해 극장에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장르, 등급, 장·단점까지 매력도 천차만별인 3편 가운데, '소중한 만원'을 어느 영화에 투자해야 기분 좋게 영화관을 나올 수 있을까. '정답'은 아니더라도, 당신의 취향을 찾는데 조금의 도움을 주기 위해서 마련해봤다.
#1. 소소한 아는 척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대단한 지식은 아니지만 가끔 '깨알 정보'가 의외의 빛을 발하며 흥미를 유발할 때가 있다. 그런 점에서 제작비와 손익분기점 등은 알아두면 '꽤 쓸데 있는' 정보다.

보통 관객들이 몰리는 극장가 대목에는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된 시대극이나 사극 영화가 한 편씩 개봉하는데, 이번 추석에는 없다. 참고로 지난 여름 선보인 유해진, 류준열 주연 '봉오동 전투'의 제작비는 190억 원 이상으로 손익분기점은 450만 명이었다. 
추석 한국영화 3편의 제작비는 100억 원 이하거나, 조금 넘는 편이다. 먼저,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이하 '힘내리')는 순 제작비 60억, 총 제작비 89억, 손익분기점은 200만이다. 이어 '타짜3'는 순 제작비 80억, 총 제작비 110억, 손익분기점은 260만, '나쁜 녀석들'은 순 제작비 81억, 총 제작비 약 105억, 손익분기점은 255만이다. 쉽게 말해 손익분기점을 돌파해야 영화에 들어간 모든 제작비를 회수하고, 그때부터 흑자로 전환된다.
약 3주 뒤, 위에 언급된 제작비와 손익분기점을 바탕으로 3편의 '흥망성쇠'를 평가해 볼 수 있다. 각 배급사에서 공개한 '오피셜' 수치인 만큼, 어떤 영화가 울고 웃게 될지 궁금해진다.
#2. 강점 vs 약점
'힘내리'는 차승원이 '이장과 군수' 이후 12년 만에 선택한 코미디 영화다. 그러나 시작부터 끝까지 '깔깔깔' 웃는 코미디를 기대한다면, 후반부 30분 가량 등장하는 반전 스토리에 다소 놀랄 수도 있다. 2003년 실제로 일어난 대구지하철화재참사 이야기가 소재로 쓰이면서 주인공 철수(차승원 분)의 반전이 드러나고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개봉 전 진행된 시사회에서도 대부분의 관객들이 눈물, 콧물을 쏟아냈다는 후문이다.
철수와 어린 딸 사이의 숨겨진 반전 스토리가 한층 쌀쌀해진 가을 날씨에 관객들의 마음을 저격한다면 '입소문'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타짜3'는 제작이 확정되는 순간부터 끊임없이 이전 시리즈와 비교되는 숙명을 타고났다. '타짜'라는 이름만으로 홍보가 필요없는 유명세를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형만 한 아우 없다'라는 속담을 뒤집고 관객들에게 인정 받아야하는 부담감이 존재한다.
이번 '타짜3'는 허영만 화백의 원작 만화에서 얼개만 가져와 완전히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냈다. 화투에서 포커로 종목을 바꾼 것도 있지만, 케이퍼무비의 성격이 강해졌다. 설계자 애꾸(류승범 분)가 판을 짜고, 짝귀의 아들 도일출(박정민 분), 까치(이광수 분), 영미(임지연 분), 권원장(권해효 분)이 팀을 이뤄서 물영감, 마돈나 등을 속이기 위해 팀플레이를 펼친다. 1편이 섯다, 2편이 고스톱 장면 자체로 긴장감을 만들어낸 것과 비교하면 다른 매력이자 호불호 포인트이기도 하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기존 멤버 전설의 주먹 박웅철(마동석 분), 설계자 오구탁(김상중 분), '뉴 페이스' 감성사기꾼 곽노순(김아중 분)과 독종신입 고유성(장기용 분) 등 개성 강한 4인의 나쁜 녀석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지난 2014년 방송된 OCN '나쁜 녀석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는데, '나쁜 놈들이 더 나쁜 놈을 잡는다'라는 드라마의 세계관을 가져왔다. 
동명의 원작 드라마는 19세이상 관람가로 다크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면, 영화는 '대중성'에 중점을 두고, 액션과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웠다. 액션의 규모를 최대한 키웠고, 코미디 요소를 군데군데 집어넣었다. 오히려 드라마를 보지 않은 관객들에게 더 좋은 호평이 예상된다.
#3. 누구랑 볼까?
"재미있나요?", "00와(과) 같이 봐도 되나요?" 극장에 가기 전,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12세 관람가 '힘내리'는 연령대 상관없는 가족영화, 15세 관람가 '나쁜 녀석들'은 통쾌한 액션무비, 청소년 관람불가 '타짜3'는 이름값 하는 시리즈 영화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욕설, 폭력 등을 선호하지 않거나, 민망한 장면을 피하고 싶다면 '힘내리'가 적당한 선택으로 보인다.  
반면, '타짜3'는 성인들을 위한 작품이다. 이번 시리즈는 선정성이 아주 높진 않지만, 폭력성이나 신체훼손 등의 장면이 꽤 나온다. 청불 등급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나쁜 녀석들'도 거친 액션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 수위가 무난한 오락영화 수준이다. 
가족들과 본다면 '힘내리', 이성과 본다면 '나쁜 녀석들', 친구와 본다면 '타짜3'를 추천하고 싶지만, 어디까지나 대표적인 예를 들었을 뿐, 개인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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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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