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철 사태' 김판곤, "꽃으로도 때려서는 안될 사회, 더 냉정한 평가하겠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9.09.10 10: 48

"꽃으로도 때려서는 안되는 현재 흐름을 더 정확하게 파악해 다음 감독 선임하겠다". 
대한축구협회는 1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여자축구대표팀 최인철 감독의 자진사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판곤 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은 “사려깊게 살피지 못한 것은 모두 저의 책임이다. 모든 분들께 사과를 전한다”고 말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협회서 국가대표 감독선임 소위원회 1차회의가 진행된 후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 선임위원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 rumi@osen.co.kr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9일 여자대표팀 신임 감독으로 최인철 감독을 선임했다. 그러나 선임 후 언론 보도를 통해 과거 선수를 폭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011년 선수를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고 최인철 감독은 감독직을 사퇴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감독 선임을 하는 동안 여자 선수들과도 대화했다. 특히 비행기를 이동하는 도중 한 선수에게 갑작스럽게 질문을 했다. 최인철 감독에 대한 선수의 생각이었다. 당시 들은 이야기는 ‘열심히 공부하시고 정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였다. 감독께서 하시는 말씀을 의심없이 믿었다. 감독님께서는 미숙했다고 설명했다. 어떤 선수에게 파일로 머리를 가격한 경우가 있었지만 선수에게 사과하고 많은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휴가 때 만나서 많은 조언을 하는 등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는 설명을 했다. 그 경우를 통해 많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대로 받아 들였고 대표팀에서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마지막 결정을 내릴 때 역량에서는 다른 후보들과 차이가 굉장히 컸다. 계약서에 폭언, 폭행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다면 바로 계약해지를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 후에 나온 이야기와는 차이가 크다. 굉장히 당황스럽다. 시간이 지나며 심경에 변화가 컸고 결국 자신이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재발방지에 대해 굳게 약속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감독선임 소위원회가 결정한 것에 대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더 의심하고 파고 들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분명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모든 분들께 사과를 드리겠다. 변화의 기준에 맞춰 도덕적인 부분까지 따라가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반성하겠다. 지도자들의 인식도 많이 변해야 한다. 현재 요구하는 기준이 굉장히 높다. 지금은 자신을 돌아보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최인철 감독은 예전의 잘못을 모두 털어내고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앞으로 더 성숙하고 과거가 자신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 다음은 김판곤 위원장의 일문일답
- 폭행 및 폭언 단독 보도 후 최인철 감독이 반박 인터뷰를 실시했는데.
▲ 자신이 느끼는 것과 당하는 사람이 느끼는 것이 분명하게 다르다고 생각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최소화 하고 싶었다는 생각이다. 심경도 변할 수 있다. 결단을 내렸을 때는 정말 반성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사과를 통해 상처받은 분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명확하게 대답했다.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대표팀 감독의 자리까지 올라온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오는 동안의 힘겨운 생활에 대해서도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 소 위원회는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감독 후보군에 대해 검증할 것인가.
▲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선임할 때 후보자군들은 대부분 여러가지 소문이 있었다. 범죄 사실에 대한 증명서를 떼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주변을 통해 알아낼 수밖에 없다.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검증과정도 쉬운 일이 아니다. 최고 수준의 감독과 만나고 있다. 해외 지도자들의 경우에는 문제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능력과 축구협회의 철학도 맞춰야 한다. 그 부분에 정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직접 경기를 지켜보기도 한다.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최인철 감독의 경우에도 한 해도 쉬지 않고 지도자를 이어왔다.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최 감독 선임 전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는데.
▲ 선수들이 제시한 피드백은 정말 좋았다. 현대제철 선수였기 때문에 좋았을 수 있다. 특정 선수를 선택한 것도 아니었고 랜덤으로 선수를 선택했다. 그리고 우연하게 옆 자리에 앉은 선수와 대화를 나눴다. 심도있게 만들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송구하다. 최 감독은 스스로 자신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내놓았고 심각하게 받아 들이고 있었다. 문제점에 대해 의심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 최인철 감독에게 피해를 당한 선수들과 만남은.
▲ 선수에게 피해를 입힌 뒤에는 여러가지 도움을 줬기 때문에 관계가 회복된 것으로 믿었다. 피해자를 직접 만나지 못한 것은 정말 죄송하다. 다만 감독님께서 문제에 대해 말씀 하셨다. 앞으로 더 의심하고 신중하게 파악하겠다. 
-현재 문제가 된 사례가 대표팀 재직시에 일어난 일인데 KFA의 파악은 없었나.
▲ 당시 감독이 언급한 것은 대표팀이 아닌 소속팀 상황이었다. 현재 상황 파악에 많이 주력했다. 
- 여자축구연맹의 협조는 없었나.
▲ 강성 이미지 때문에 그런 염려가 있어 대화를 나누던 도중 나온 이야기였다. 
- 앞으로 어떤 행보를 이어갈 예정인가.
▲ 피해를 당한 선수들이 더이상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언급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했다. 
- 최인철 감독 뿐만 아니라 축구계 전반에 생길 수 있는 문제인데.
▲ 부족함이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사회가 요구하는 조건이 굉장히 냉정하다. 빠르게 변화는 사회의 흐름에 지도자들이 맞추는데 어려움이 많다. 시대가 원하는 조건에 지도자들이 맞출 수 있도록 반성하고 계몽하겠다. 앞으로 한국 지도자 선임에 큰 염려가 있다. 꽃으로도 상대를 때려서는 안된다. 사회가 변했기 때문에 우리도 더 성숙하게 변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도자들도 변화할 것으로 본다. 
- 지도자 풀이 굉장히 적다.
▲ 지도자들을 판단할 때 풀이 굉장히 적었다. 여자축구에 평생을 바쳐 온 분들중에 대표팀 감독이 나온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오랜시간 열심히 노력하신 분들이 감독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물론 100% 완벽한 지도자는 없다. 이번에 생각해 보니 여성 지도자들에게 기회를 드리려고 했는데 기준을 넓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저도 심리적으로 안정적이니 못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어려운 여자 축구 환경에서 노력하신 분들의 노력을 인정하고 싶었다. 
- 향후 행보는 
▲ 결정된 것은 없다. 현재 알려진 것과는 다르다. 첫 번째 후보가 최인철 감독이었다. 2번 후보와 협상을 펼칠 것이다. 남자 감독이다.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 3번 후보 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후보를 만날 수 있다. 좁은 풀안에서 위험을 감수하기 보다는 더 넓은 지도자들을 만날 수 있다. 우선협상 대상자와 일단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월드컵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경기에 뛰지 않으면 경쟁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끈끈함이 없어졌다는 판단이 나왔다. 굉장히 걱정이 많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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