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샷 사구' 고개 숙인 한일 소년들의 스포츠 정신 [U-18]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9.07 11: 30

명승부답게 진한 여운을 남긴 한판이었다. 
지난 6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 슈퍼라운드 한국-일본전. 영원한 라이벌답게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한국이 5-4로 승리하며 또 한 번의 한일야구 명승부를 연출했다. 
또 하나 주목 받은 장면은 9회말에 나왔다. 2-2 동점으로 맞선 9회말 2사 1루. 일본 투수 미야기 히로야의 4구째 142km 공이 손에서 빠졌고, 한국 타자 이주형의 헬멧을 정통으로 맞혔다. 승부처였던 만큼 이주형은 공을 피하지 않은 채 헤드샷 사구를 감수했다. 

[사진] 6일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한국-일본전 /WBSC 홈페이지 제공

그러자 미야기는 1루에 나간 이주형을 향해 모자를 벗어 고개 숙여 사과했다. 1루에서 미야기의 모습을 본 이주형도 헬멧을 벗어 사과에 화답했다. 승부처 상황에서 고의성은 없었고, 경기의 일부분이었지만 서로에 대한 예의를 갖췄다. 
이번 대회를 주관하고 있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공식 트위터에 이 영상을 게재했다. 한국과 일본의 국기와 함께 ’리스펙트’(respect·존중)’라고 적으며 한일 소년들의 남다른 스포츠맨십을 조명했다. 
일본 정부의 보복성 수출 규제와 지소미아 파기로 한일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많은 주목을 받은 한일전. 하지만 한일 소년들의 서로를 향한 존중은 스포츠와 정치는 별개임을 보여줬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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