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하면서 처음" 부진 류현진, 커맨드 마스터 되찾을까?[오!쎈 현장]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19.09.06 12: 31

LA 다저스 류현진이 다시 한 번 부진에서 벗어나는데 실패했다.
류현진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4⅓이닝 6피안타 5탈삼진 4볼넷 3실점으로 5이닝으로 좋지 않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다저스는 7-3으로 승리했지만 5이닝을 채우지 못해 시즌 13승 달성에도 실패했다.
불과 몇 주 전만 하더라도 류현진은 유력한 내셔널리그 사이영 상 후보였다.  올 시즌 첫 22경기(142⅔이닝)에서 12승 2패 평균자책점 1.45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최근 4경기(19이닝)에서 3패 평균자책점 9.95 부진에 빠지며 사이영 상도 점점 멀어지는 모습이다.

LA 다저스 류현진.  /dreamer@osen.co.kr

류현진과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문제는 커맨드(공을 원하는 곳으로 던지는 능력)다. 부진에 빠진 기간 중 첫 2경기에서는 실투가 나오는 것이 문제였다면 이후 2경기에서는 정교한 제구가 되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최근 부진에 대해 “커맨드. 커맨드가 문제다. 빅리그 레벨에서는 몇 인치 차이로 결과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류현진 역시 “제구가 문제다. 투구 밸런스가 이전같지 않다. 공을 던질 때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을 받는다. 계속해서 투구폼을 다듬고 팔각도를 조정하면서 밸런스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류현진의 투구 로케이션은 확실히 달라졌다.
특히 류현진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커맨드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시즌 첫 22경기에서는 피안타율이 1할6푼8리에 불과할 정도로 위력적인 구종이었다. 피장타율은 0.250에 불과했다. 그런데 최근 4경기에서는 피안타율 4할1푼7리, 피장타율 0.667로 급증했다.
류현진 체인지업 로케이션 변화. 첫 22경기(왼쪽), 최근 4경기 /출처=베이스볼서번트
체인지업의 로케이션 변화를 보면 첫 22경기에서는 스트라이크 존 낮은 외곽에 집중적으로 로케이션이 형성됐지만 최근 4경기에서는 스트라이크 존 안쪽으로 몰리거나 바깥쪽으로 크게 빠지는 공이 늘었다.
류현진은 “체인지업 제구가 잘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볼로 가는 공이 많아져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첫 22경기에서 체인지업의 로케이션은 스트라이크 존의 쉐도우(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확률이 50%인 아슬아슬한 코스, 44.6%)와 체이스(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구간, 28.5%) 지역에 집중적으로 형성됐다.
하지만 최근 2경기에서는 쉐도우(36.3%)와 체이스(31.9%) 구간 비중은 낮아지고 웨이스트(볼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구간, 9.0%→15.4%) 구간으로 가는 공의 비율이 높아졌다.
류현진 포심 로케이션 변화. 첫 22경기(왼쪽), 최근 4경기 /출처=베이스볼서번트
포심 역시 피안타율(0.222→0.286)과 피장타율(0.341→0.667)이 높아졌는데 좋았을 때는 우타자 몸쪽 높은 코스로 형성되던 포심 로케이션이 지금은 가운데 높은 코스로 몰리거나 낮은 코스로 빠지는 공이 늘었다.
류현진은 힘으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를 가진 투수는 아니다. 포심 평균 구속은 시속 90.7마일(146.0km)로 리그 평균인 93.4마일(150.3km)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류현진이 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할 수 있었던 이유는 포심-체인지업-커터-커브-투심으로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고 이 구종들을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정교한 커맨드로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류현진은 이중 커맨드라는 결정적인 강점을 잃어버린 상황이다. 이제 포스트시즌까지는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류현진은 남은 시간 커맨드를 회복하고 다시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올라설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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