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부 능선 넘은 이성열 감독, “선수들끼리 잘 뭉쳤다” [U-18]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9.01 15: 47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했다. 선수들끼리 잘 뭉쳤다.”
한국 U-18 청소년대표팀이 슈퍼라운드 진출의 7부 능선을 넘었다. 한국은 1일 부산 기장-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WBSC U-18 야구월드컵’ A조 예선 3차전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8-5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예선 성적 2승1패를 마크했다.
난적이었다. 전날(8월 31일) 호주전에서 0-1 충격패를 당한 상황에서 앞선 2경기를 모두 콜드게임 승리로 장식한 캐나다를 상대로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앞선 2경기의 답답한 흐름을 벗어나야 했다. 우려는 쌓여만 갔다.

하지만 우려는 1이닝 만에 끝났다. 1회말 공격에서 대거 6점을 뽑아내는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았고, 선발 이강준이 호투를 보여주면서 승기를 잡아갔다. 타선에서도 장재영, 박주홍 등 이성열 감독을 걱정하게 만들었던 선수들이 모두 멀티 히트와 타점을 기록하면서 고무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이성열 감독은 “어제 호주전이 끝나고 선수들에게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단지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하자고 했다. 마지막 산이고, 이 곳이 마지막 무덤이라는 각오로 하자고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전날의 충격패 여파가 큰 듯 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힘으로 난적을 격파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자기들끼리 잘 뭉쳤고, 기다렸던 모습들이 나왔다. 1회에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은 초반부터 밀어붙여야겠다고 생각했고, 선수들이 회복되는 모습이 보였다. 이 부분이 적중을 했다”고 1회 빅이닝으로 주도권을 쥘 수 있었던 비결을 전했다.
이날 선발 투수로 잠수함 이강준을 내세웠고 이강준은 5⅓이닝 8피안타 3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의외의 호투를 펼쳤다. 위기가 있었지만 위기 때마다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이성열 감독은 “이강준을 3이닝 정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호투를 해줬다”며 “그래서 투수들을 아낄 수 있었다. 난적이기 때문에 1점 차 승부, 승부치기까지 생각해서 마무리로는 소형준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고 이날 당초 투수 운영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다만, 과제도 보였다. 6회말 무사 1,2루에서 연이은 견제사가 대표적인 모습. 이 감독은 “7회의 장면들이 아쉽다. 앞으로 이런 실수들이 나오지 않아야 슈퍼라운드에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면서 보완점도 언급했다.
난적을 격파하고 슈퍼라운드 진출의 7부 능선을 넘었다. 여기에 슈퍼라운드 유력 후보이자 한국에 패한 네덜란드가 니카라과를 4-2로 격파하면서 더욱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이제 니카라과만 잡으면 한국의 조 1위는 사실상 결정된다. 하지만 방심하지 않는다. 이 감독은 “일단 내일 니카라과전까지 넘어가야 한다. 오늘 난적인 캐나다를 잡았다고 해도 야구는 모르는 것이다. 내일 니카라과전도 집중할 것이다”고 답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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