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A가 꼴찌가 아니라고? 우승 경쟁만큼 치열한 탱킹 경쟁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19.08.14 06: 10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경쟁만큼이나 치열한 최하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올 시즌 시작전 가장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낸 팀은 바로 마이애미 말린스였다. 지난해 지안카를로 스탠튼, 크리스티안 옐리치, 마르셀 오수나, 디 고든 등 주축 타자들을 모두 트레이드란 마이애미는 올 시즌 결국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스타 플레이어 J.T. 리얼무토마저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트레이드했다.
사실상 주축 선수라고 할만한 선수가 단 한 명도 남지 않은 마이애미의 경기를 기대하는 팬은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마이애미는 시즌 초반 평균관중 만 명을 넘기지 못하는 흥행참패를 겪었다. 그나마 최근에는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면서 평균관중 1만 114명으로 가까스로 1만 명선을 회복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이애미는 올 시즌 44승 73패 승률 0.376을 기록중이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하위로 지구 1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는 무려 24.5게임차로 뒤쳐져 있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은 마이애미가 메이저리그 최하위 구단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공개적으로 탱킹을 선언하고 주축 선수들을 모두 떠나보내고도 최하위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셔널리그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마이애미가 메이저리그 전체로 보면 27위에 불과하다. 아메리칸리그에 강적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현재 메이저리그 최하위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지키고 있다. 한 때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를 호령했던 디트로이트는 이제 35승 80패 승률 0.304를 기록하는 메이저리그 최하위팀으로 전락했다. 이어서 볼티모어 오리올스(39승 80패 승률 0.328), 캔자스시티 로열스(43승 76패 승률 0.361)가 각각 메이저리그 29위와 28위를 지키고 있다. 
메이저리그 팀들이 최하위를 차지하기 위해 형편 없는 팀을 꾸리는 이유는 신인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얻기 위해서다. 단순히 좋은 유망주를 지명하기 위해 탱킹을 하는 것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드래프트는 각 라운드와 지명순위에 따라 쓸 수 있는 금액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다. 각 구단들은 드래프트에서 쓸 수 있는 계약금의 총량을 넘어설 수 없다.
당연하게도 좋은 유망주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계약금이 필요하다. 메이저리그에 드래프트에 나오는 선수들중 특출난 선수는 야구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을 병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메이저리그와 미국프로풋볼리그(NFL) 드래프에서 동시에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최초의 선수가 된 카일러 머레이가 대표적인 사례다. NFL은 메이저리그와 비교도 되지 않는 거액의 계약금을 제시했고 원래 머레이가 풋볼을 더 선호하기도 했기 때문에 머레이는 메이저리그가 아닌 NFL을 선택했다. 계약금이 마음에 들지 않아 드래프트 재수를 택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이런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큰 금액을 투자하고 싶어도 쓸 수 있는 돈이 정해져 있다 보니 재정상황에 여력이 있는 구단들도 어쩔 수 없이 낮은 계약금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구단들이 택한 방법은 상위 지명권을 얻어서 쓸 수 있는 금액의 제한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구단들이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기 위해 치열한 탱킹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마이애미는 주축 선수를 모두 내보내고도 최악의 팀이 되지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했다. 
월드시리즈 우승 경쟁만큼이나 치열한 탱킹 경쟁의 승리자는 과연 어느 팀이 될까. /fpdlsl72556@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