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손절' 프로축구연맹, 팬-선수에 사과가 먼저 [유구다언]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9.07.27 07: 10

빠른 '손절'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최선을 다해 뛴 선수들을 사실상 기만했다. 
'하나원큐 팀 K리그'는 26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이탈리아 세리에A 명가 유벤투스와 친선전서 오스마르(서울), 세징야(대구), 타가트(수원)의 골을 앞세워 3-3으로 비겼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유벤투스에 대한 관심 때문에 비가 내리는 악천후에도 팬들은 경기장을 찾았다. 또 K리그 선수들도 최선을 다해 뛸 준비를 마쳤다. 

경기 시작할때 유벤투수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벤치에 앉아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rumi@osen.co.kr

이번 경기를 앞두고 프로축구연맹은 호날두가 한국 방문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졌기 때문에 친선전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일 주간 브리핑에서 유벤투스와 친선경기에 대한 내용을 전했다. 김진형 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은 "유벤투스는 호날두를 포함한 1군 선수들이 온다"며 "호날두는 45분 이상 출전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호날두가 한국행을 원하는 이유도 밝혔다. 김 팀장은 "한국 팬들이 많은데 과거에 기회가 무산돼 호날두가 한국에 오고 싶어 했다"며 "마침 중국 난징서 2019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 아시아 투어 마지막 경기(7월 24일 인터 밀란)에 참가하는 호날두가 꼭 왔으면 좋겠다고 해서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프로축구연맹의 발표에 따르면 호날두가 한국행을 원해서 이뤄진 친선경기다. 그런데 호날두는 뛰지 않았다. 
호날두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유벤투스 구단은 제 시간에 경기장에 도착하지 못했다. 설상가상 호날두는 경기에 나서지도 않았다. 
경기를 마친 뒤 프로축구연맹은 "주최사에서 호날두의 45분 이상 출전을 얘기했고 계약서도 확인했다"며 "대회 자체가 K리그 팬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K리그를 알리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진행했다. 명확하게 하기 위해 계약 내용에 포함시켰는데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호날두의 출전시간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연맹이 손해배상 하는 것도 계약에 포함됐다"며 "우리도 당연히 유감스럽다. 공식 입장을 곧 밝히겠다"고 했다.
횡설수설이다. 정확하게 계약내용을 확인 했다면 문제에 대한 책임도 확실하게 정하면 된다. 유벤투스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은 호날두가 좋지 않은 몸 상태 때문에 전날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인터뷰서 말했다. 계약서 상에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는 상황인데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면 연맹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유벤투스는 시즌을 마친 뒤 돈벌이로 프리시즌 투어를 다니고 있지만 K리그는 다르다. 치열한 순위싸움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호우 세리머니'를 펼친 세징야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좋지 않은 몸 상태에도 축구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골도 넣었다. 세징야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프로축구연맹은 열심히 뛴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먼저 사과를 해야 한다. 현재 행보는 책임 소재에서만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비록 주최사가 아니더라도 K리그 선수들을 내보낸 프로축구연맹이라면 팬들과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해야 한다. 빠른 손절만 보이는 것 역시 기만행위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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