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상욱 "내 꿈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이 고통받지 않아야"[종합]
OSEN 조경이 기자
발행 2019.06.25 00: 36

59세 어머니에게 아들의 육아를 비롯해 모든 것을 맡긴 사연이 안타까움을 전했다. 
24일 방송된 KBS 2TV 예능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  12시가 되면 집으로 귀가해야하는 신데렐라급 고민주인공이 등장했다. 
이날 소개된 '벌써 열두 시' 사연은 12시 통금시간에 조금만 늦어도 닦달하는 어머니로 인해 자유도, 여유도 없는 답답한 삶을 살고 있다는 20대 딸의 이야기다.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한창 나이의 고민주인공은 일이 끝난 뒤 동료들과 술 한잔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지만 통금시간에 늦거나 연락이 되지 않으면 어머니가 불같이 화를 낸다며 이런 어머니를 제발 설득해달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출연진들은 각자 통금시간에 얽힌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고, 고민주인공의 퇴근 시간이 저녁 9시라는 얘기를 듣고는 12시 통금시간은 너무 가혹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신뢰가 깨져서 단속하느냐는 질문에 사연자는 "술을 진탕 마시고 인사불성된적이 없다. 어머니 사고 방식이 '여자는 늦으면 안된다'. 오빠는 통금에 자유롭다"라고 밝혔다. 
어머니가 출연해 "딸이 고등학교때까지만 해도 말대꾸 하나 없었는데 이제 말대꾸도 한다. 연애도 허락했다"고 털어놨다. 
딸은 통금 외에도 오빠와 차별을 받았다고 했다. 딸은 "부모님이 선입견이 있다. 오빠가 있어도 밥이랑 설거지는 제가 해야했다. 결혼 해도 아침밥은 아내가 차려줘야한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영자는 "어머니 딸 정말 잘 키우셨어요. 엄마아빠랑 같이 방 쓰면서 아르바이트 하고. 이런 딸이 어딨어요"라고 전했다.  어머니는 통금시간을 12시 반으로 조정하겠다고 했다. 딸에게 "앞으로 대화도 많이 하고 잘 지내보자 사랑해"라며 눈물을 쏟았다. 
두번째는 일주일에 4번을 같이 운동을 하자고 하는 친구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연자가 등장했다. 이 열정남 친구 때문에 여자친구도 만나지 못하고 결혼도 늦어지고 있다고. 
이 사연자는 "매일 전화를 5,6통을 한다. 일거수일투족을 파악을 한다. 이번에 지인 결혼식 핑계를 해야겠다고 하면 가족 빼고는 안된다. 명절 당일은 쉬게 해준다"전했다. 
친구가 등장했다. 운동할 때 사연자를 불러내는 이유에 대해 묻자 "가자고 몇 번만 말하면 따라가니까 10초도 안 걸린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전했다. 하지만 실제는 막무가내로 가자고 하는 스타일이었다.
사연자는 "친했던 친구가 하늘나라로 갔다. 그 시기에 우울증이 왔다. 이 열정남 친구가 그 시기에 나타나서 위로가 많이 됐다. 그래서 이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면 소원해질까봐 거절을 못했다"고 말했다 
사연자는 열정남 친구에게 "내가 아프다고 할 때는 진짜 아픈거다. 나도 집에서 귀한 자식인데 너무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언행은 삼가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결혼식 날에는 골프를 안 치고 와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59세에 손자와 아들까지 떠안은 엄마가 등장했다. 
고민주인공에 따르면 다시 싱글로 돌아간 듯한 아들이 카페 운영부터 트럼펫 연주, 방과후 선생님, 시인, 문예협회 일까지 일과 꿈을 쫓느라 바쁜 탓에 손자를 돌보는 건 언제나 자신의 몫이 되었다고 하소연했다.
무엇보다 고민주인공의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것은 항상 아빠와 놀고 싶어하는 외로운 손자를 지켜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들이 출연했다. "고민이 되긴 되는데, 장기적으로 길게 생각했는데 그 부분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찍 들어와서 아들을 봐야하지 않냐고 하자 "일 이야기를 진행하면 중간에 나오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하지만 휴대전화만 보고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 아빠를 ‘폰 중독자’라면서 서운해 하던 손자는 방청석에서 아빠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마냥 즐거운 듯 천진난만한 미소로 아빠바라기 면모를 보여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사연자는 "나이가 있으니까 몸으로 손주와 놀아주기가 힘들다"며 "로봇 장난감도 다 조립해서 줘야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8세 아들이 출연했다. "아빠가 핸드폰 안 하고 저랑 놀아줬으면 좋겠다. 아빠랑 축구하고 싶다"라고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게다가 생활비까지 모두 사연자의 몫이었다. "한달에 70만원에서 150만원 정도 생활비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아들은 "한달에 100만원 정도 밖에 수입이 안되서 어머니에게 생활비를 드릴 형편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신동엽은 "학생일 땐 손을 벌릴 수 있지만 결혼해서도 엄마한테 의지하는게 습관이 되고 당연시 되는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아들은 "어릴 때부터 사고치면 엄마가 다 해결해주시니까 그런 것 같다"라고 인정했다. 
이에 신동엽은 "어머니의 잘못"이라고 하자, 사연자도 "제 잘못이다"라고 말했다.
신동엽은 "천하의 불효자라고 생각해야한다. 그렇게 고개만 숙이는게 아니라 엄마가 뭐든지 다 퍼줬는데 이런 말을 들어야하나"라고 전했다.  
 
하상욱은 "저희 어머니도 30년 넘게 식당 불 앞에서 일을 하셨다. 글 쓰는 일을 시작할 때 퇴사를 해야하는데 6,7개월을 결정을 못했다. 내가 일을 안 하면 엄마가 더 힘들겠지. 근데 7개월 지나니까 돈이 되기 시작해서 그 이후에 퇴사를 결정했다. 저도 그때 33세였다. 나만 생각하고 살면 안된다. 아무리 꿈이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통받지 않는 선에서 해야한다. 적당히 현실에 타협하면서 가족을 위해 사는 것도 정말 멋있는 삶"이라고 간절히 조언했다.
아들은 "어머니에게 기대는게 아니라 도움을 줄 수 있는 아들로 잘 살아가겠다"고 털어놨다. 
이 사연은 150표로 이날의 고민우승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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