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터까지"..잔나비 유영현 학폭 논란, 수위 잔혹·늦은 사과→비판 '봇물'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05.24 23: 57

미래가 기대되던 인디씬의 신예, 새로운 음원 강자, '나 혼자 산다'를 통한 폭발적 관심까지. 모든 수식어가 무용지물이 됐다. 밴드 잔나비가 멤버 유영현의 학교 폭력 논란과 뒤늦은 대응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24일 잔나비의 소속사 페포니 뮤직은 공식 팬카페를 통해 멤버 중 과거 학교 폭력 논란의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은 유영현임을 밝히며 이에 대한 사과글을 게재했다. 
잔나비의 학교 폭력 논란은 하루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촉발됐다. 한 네티즌이 과거 잔나비 멤버 중 한 명으로부터 지독한 학교 폭력에 시달렸다고 폭로한 것. 

[사진=OSEN DB] 밴드 잔나비 김도형, 최정훈, 유영현, 윤결, 장경준(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글쓴이는 잔나비의 음악이 좋아 검색한 결과 멤버 대부분이 자신과 같은 지역 출신이며, 뿌듯한 마음에 검색을 이어가던 중 한 멤버가 과거 자신을 괴롭힌 학교 폭력 가해자임을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잔나비의 한 멤버로부터 당한 괴롭힘에 대해 설명했다. 라이터까지 사용되는 등 미성년자의 괴롭힘이라고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 보는 이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라이터로 장난치고,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우고, 내 사물함에 장난치는 건 기본이었다"는 글쓴이는 "너(잔나비 멤버)와 그들(함께 괴롭힌 사람들)의 웃음거리로 지냈다. 왜 나약한 나를 괴롭혔는지 원망스럽다"고 털어놨다. 결국 그는 전학 후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특히 글쓴이는 "그런 사람이 만들고 연주하는 음악을 듣고 감동을 받았다는 것에 스스로가 한심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신이 장난 삼아 던진 돌이 한 사람의 학창 시절과 인새에 엄청난 아픔을 주고 트라우마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면 좋겠다"며 "훗날 본인의 자녀 혹은 가족에게 절대 그런 짓을 하지 못하도록 교육해 나 같은 사람이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런 글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OSEN DB] 밴드 잔나비
글쓴이의 절절한 고백과 충격적인 내용에 폭로문은 삽시간에 확산됐다. 그러나 24일 오후까지 페포니 뮤직 측은 "사실 확인 중"이라고 일관했다. 최근 촉망받던 잔나비인 만큼 대중은 충격 속에서도 공식입장을 기다렸다. 
결국 페포니 뮤직 측은 사과문에서 폭로 내용을 시인했다. 소속사는 "유영현의 학교 폭력 논란과 관련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본인에게 직접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 유영현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유영현은 과거 잘못의 책임을 지고 향후 활동을 중지하기로 했다. 밴드에서도 자진 탈퇴해 자숙의 시간을 갖는다.
[사진=OSEN DB] 밴드 잔나비
하지만 유영현의 탈퇴와 별개로 잔나비를 향한 비판은 여전히 쇄도하고 있다. 잔나비라는 밴드 이름마저 멤버 전원이 92년생으로 잔나비로도 불리는 원숭이 띠이기 때문에 정해진 터. 폭로 글쓴이의 주장 대로 멤버 중 일부는 어린 시절 같은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기도 했다. 이에 유영현의 과거를 멤버들이 알고도 감싼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공식입장이 유독 늦었던 점도 비판을 사고 있다. 실제 페포니 뮤직 측은 24일 저녁이 돼서야 공식 카페와 SNS를 통해서 사과문을 게재했다. 관련 의혹이 한창 제기되던 24일 오후까지 잔나비는 계원예술고등학교 축제 무대에 깜짝 등장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논란이 일기 전까지 음원 차트에서 떠오르는 강자로 주목받던 잔나비다. 심지어 보컬 최정훈이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며 큰 화제를 모았고, 이에 힘입어 멤버 전원이 '나 혼자 산다'에 얼굴을 비추기도 했다. 이 같은 폭발적인 관심이 유영현의 학교 폭력 논란으로 한순간에 역전됐다. 관심이 독이 되기까지 논란을 자초한 잔나비의 행보가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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