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40km' 느린 공으로 한화 에이스가 된 장민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5.23 13: 03

최고 140km 느린 공으로도 충분히 통한다.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속이 아닌 제구력이란 것을 장민재(29·한화)가 입증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5-6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불펜 필승조를 총동원하고도 무너진 경기라 충격이 컸지만 선발투수 장민재의 호투는 위안거리였다. 
이날 장민재는 6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시즌 3번째 퀄리티 스타트. 1~2회 1점씩 내줬지만 3회부터 6회까지 4이닝 동안 안타 2개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장민재. /spjj@osen.co.kr

장민재의 최고 구속은 140km. 대부분 직구는 130km대 중반에 그쳤다. 느린 공이었지만 삼성 타자들은 꼼짝 못했다. 1회 다린 러프와 2회 최영진은 장민재의 몸쪽 낮게 무릎 근처로 깔리는 130km대 중반 직구에 배트도 내지 못하고 삼진 아웃. 4회 강민호는 바깥쪽 낮게 꽉 차는 135km 직구에 서서 삼진을 당했다. 
그 이후에는 투구 패턴을 바꿨다. 4회 최영진, 5회 박해민, 6회 김상수와 러프에겐 주무기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뺏어냈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선점하는 등 유리한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존 근처로 오다 뚝 떨어지는 포크볼에 추풍낙엽. 최고 140km, 평균 136km로 리그 평균에 못 미치는 느린 공으로 통하는 이유를 보여줬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장민재가 작년보다 많이 좋아졌다. 사실상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다. 작년에는 변화구가 원바운드 패대기 치는 공이 많았지만 올해는 낮은 코스로 타자들을 잘 유인한다. 수싸움이 된다”며 “더 이상 칭찬할 게 없을 정도”라고 고마워했다. 
LA 다저스 류현진과 절친한 장민재도 “볼넷이 안타보다 싫다”며 제구에 ‘올인’하고 있다. 그는 “투수가 정확하게 던진 공은 타자가 정확하게 못 친다는 생각을 갖고 한다. 항상 더 정확한 공을 던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뚜렷한 투구 철학을 갖고 있다. 올해 장민재는 54⅓이닝 동안 볼넷 10개만을 허용, 9이닝당 1.66개에 불과하다. 올 시즌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최소 4위 기록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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