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빈 대타 류승현!" 박흥식 대행체제의 파격 시그널 [오!쎈 현장]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9.05.22 05: 34

"대타 류승현!".
KIA 타이거즈는 지난 21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광주경기에서 10-6으로 승리했다. 김기태 감독이 사퇴하고 박흥식 대행체제 첫 연승이자 3승1패의 상승곡선을 그었다. 이날 승부의 백미는 7회말 KIA 공격에서 김선빈을 대타 류승현으로 교체한 것이었다. 대행체제의 방향성을 상징한 장면이었다. 
7-0으로 여유있게 앞서다 선발 조 윌랜드가 6점을 허용해 7-6 아슬아슬한 리드 상황이었다. 좀처럼 추가점을 뽑지 못해 쫓기는 상황이었다. 7회말 한승택 중전안타와 보내기번트로 1사 2루 득점기회가 왔다. 다음타자 9번 김선빈이었다. 앞선 세 타석에서 볼넷-희생플라이-볼넷으로 제몫을 했다. 

그러나 박흥식 감독 대행은 대타 류승현을 내세웠고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날렸다. 그러자 대주자 최원준으로 교체했고 도루에 성공했다. 이창진이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요즘 핫한 박찬호가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2타점 적시타를 작렬했다. 승리를 가져오는 승부처였다. 
김선빈은 베테랑 타자였다. 사이드암 신인 서준원을 상대하는데 좌타자가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김선빈의 언더핸드 타율은 1할8푼8리, 류승현의 언더핸드 타율은 3할6푼4리로 높았다. 그럼에도 타격왕을 지낸 주전타자를 대타로 교체하기는 쉽지 않았는데도 강행했고 적중했다.  
향후 대행 체제의 방향성을 가늠해볼만한 대목이었다. 박 감독대행은 부임과 동시에 베테랑 타자들에게 대각성을 요구한 바 있다. "설렁설렁 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해달라. 달라지지 않으면 전면 리빌딩을 하겠다"는 주문이었다. 베테랑 타자들이 모조리 부진에 빠져 무기력한 경기를 하다 꼴찌로 추락했다. 
아울러 하나의 팀도 강조했다. 박 대행은  "대행으로 부임하면서 선수들에게 원팀(one team)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팀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도 강조했다. 타석에서 보다 끈질기고 쉽게 물러나지 않는 등 팀을 위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동료애와 화합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선빈의 대타 교체는 '팀 승리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의 차원으로 풀이되는 장면이었다. 아울러 베테랑 타자들이라도 이름값보다는 현재의 기량을 중시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했다. 2군으로 내려간 베테랑 김주찬과 나지완이 22일 1군에 복귀한다. 다시 시작하는 베테랑들의 진짜 분발을 요구하는 시그널이기도 했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