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오늘(21일) 전세계 첫 공개..봉준호 직접 스포일러 자제 당부(종합)[72회 칸영화제]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5.21 08: 12

드디어 칸영화제의 '기생충 Day'가 밝았다. 경쟁 부문에 진출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전 세계에 최초로 공개된다. 
제72회 칸영화제가 반환점을 돌고 후반부를 향해가는 가운데, 한국 영화 중 유일한 경쟁 진출작 '기생충'이 21일 오후 10시(현지시간) 뤼미에르 극장에서 첫 공식 상영을 갖는다. 극장 규모는 총 2,300여 석.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 바른손이앤에이,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 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 네 집에 발을 들이고,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기생충' 프랑스 버전 포스터

지난 18~19일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선균, 최우식, 조여정,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박명훈 등은 모두 칸에 도착했고, 20일부터 국내 연예 정보 프로그램 촬영과 인터뷰 등을 소화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은 세계 각국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해 외신 150여개의 매체와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고. 사실상 칸에서 여유를 즐길 시간은 없는 셈이다. 
특히 21일 오후 9시 30분에는 '기생충' 공식 레드카펫 행사가 진행된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이선균, 최우식, 조여정,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등이 참석해 세계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예정이다. 이어 오후 10시에는 뤼미에르 극장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식 상영된다. 
지난 4월 국내에서 진행된 제작보고회와 각종 자료를 통해 전원백수인 기택 네와 CEO 박사장 네를 둘러싼 '가족희비극'이라는 것과 예고편, 간단한 줄거리 외에는 공개된 게 없었기 때문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기생충' 최종 보도자료
또한, 봉준호 감독은 공식 상영을 하루 앞두고, '기생충' 최종 보도자료에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서문을 게재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요즘의 관객들은 기대작 개봉을 기다릴 때, 평소 즐겨찾던 영화 사이트도 멀리하고 사람 많은 극장 로비에서는 일부러 헤드셋을 쓰고 음악 볼륨을 높인다고 합니다. 물론 '기생충'이 오로지 반전에 매달리는 그런 영화는 아닙니다. 어느 고교생이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라고 외치는 바람에 극장 로비의 관객들이 좌절과 분노로(?) 치를 떨었던, 오래전 어느 헐리웃 영화와는 분명히 다르죠"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의 크고 작은 고비들마다 관객들이 때론 숨죽이고, 때론 놀라며, 매 순간의 생생한 감정들과 함께 영화 속으로 빠져들기를, 만든 이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례를 무릅쓰고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며 스포일러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봉준호 감독은 "여러분들께서 이 영화에 대한 기사를 쓰실 때, 그간 예고편 등을 통해 노출된 두 남매의 과외 알바 진입 이후의 스토리 전개에 대해서 최대한 감춰주신다면 저희 제작진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예비 관객들의  보는 재미를 위해 자세한 리뷰는 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기생충' 스틸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OSEN에 "봉준호 감독님이 꼭 한국 취재진들한테만 전하는 글을 아니다"라며 "한국어 뿐만 아니라 영어, 프랑스 등 '기생충' 보도자료에는 똑같이 봉준호 감독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칸영화제 이후 국내에서도 '기생충'이 공개될 텐데, 관객들의 재미를 위한 봉준호 감독의 당부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생충' 영어, 프랑스 버전 보도자료에도 봉준호 감독의 메시지가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돼 가장 첫 장에 게재돼 있다. 
 
21일 칸영화제 현지에서는 '기생충'과 함께 오후 6시 30분 거장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in Hollywood)'도 공식 상영될 예정이다. 
경쟁 부문에 추가로 초청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1960~7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등 톱스타들이 주연으로 나섰다. 후반부 최고의 화제작 중 한 편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OSEN에 "'기생충'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같은 날 상영되는데, 아마 전 세계 영화 관계자들의 시선이 두 작품에 집중될 것 같다"며 동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첫 공식 상영 이후,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봉준호 감독이 직접 남긴 스포일러 당부 메시지
다음은 봉준호 감독이 남긴 영화 '기생충' 보도자료의 서문 전문
부탁드립니다
요즘의 관객들은 기대작 개봉을 기다릴 때, 평소 즐겨찾던 영화 사이트도 멀리하고 사람 많은 극장 로비에서는 일부러 헤드셋을 쓰고 음악 볼륨을 높인다고 합니다. 
물론 '기생충'이 오로지 반전에 매달리는 그런 영화는 아닙니다. 어느 고교생이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라고 외치는 바람에 극장 로비의 관객들이 좌절과 분노로(?) 치를 떨었던, 오래전 어느 헐리웃 영화와는 분명히 다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의 크고 작은 고비들마다 관객들이 때론 숨죽이고, 때론 놀라며, 매 순간의 생생한 감정들과 함께 영화 속으로 빠져들기를, 만든 이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례를 무릅쓰고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께서 이 영화에 대한 기사를 쓰실 때, 그간 예고편 등을 통해 노출된 두 남매의 과외 알바 진입 이후의 스토리 전개에 대해서 최대한 감춰주신다면 저희 제작진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영화감독 봉준호 
[사진] 하수정 기자 /hsjss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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