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누나' 리턴즈?"...'봄밤' 한지민X정해인, 그리고 안판석 향한 기대감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05.20 15: 43

'밥 잘 사 주는 예쁜 누나'의 작가와 감독, 정해인 그리고 한지민이 '봄밤'으로 뭉쳤다. 편성 변경, 넷플릭스 송출 등의 방송 환경 변화를 두고 어떤 성과를 거둘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MBC는 20일 오후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동 라마다 호텔에서 새 수목드라마 '봄밤'(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의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안판석 감독과 주연 배우 한지민, 정해인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봄밤’은 봄날, 두 남녀가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로맨스 드라마다.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밥 잘 사 주는 예쁜 누나’(이하 '밥누나')의 김은 작가와 안판석 감독이 다시 뭉친 작품이다. 여기에 '밥누나’에서 호흡을 맞춘 정해인과 최근 JTBC '눈이 부시게’에서 선배 연기자 김혜자와 2인 1역으로 열연을 보여준 한지민이 남녀 주인공 유지호와 이정인 역으로 가세한다. 

무대 위에서  안판석 PD와 배우 한지민, 정해인이 입장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rumi@osen.co.kr

무대 위에서 한지민과 정해인이 입장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rumi@osen.co.kr
특히 안판석 감독은 2007년 '하얀거탑' 이후 12년 만에 MBC에서 드라마를 선보이게 됐다. 그는 "감개무량하다"고 운을 뗀 뒤 "1987년에 MBC에 입사해서 만 16년을 다닌 회사인데 다시 돌아오는 게 가슴 뭉클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전작과의 차별성에 대해 "어떻게 '차별성’을 두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그만큼 이야기를 지어내고 드라마 하나를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면 직전에 했던 작품과 뭔가 다르게 보이도록 이런저런 계산을 하는 건 생각조차 못한다. 그냥 되는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만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다시 한번 '멜로’를 선보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저보다 김은 작가가 제일 먼저 떠올린 것"이라며 "저는 드라마 다음 작품 만들 때 '이번에는 스릴러' 이런 생각이 전혀 없다. 그냥 말 되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다. 어떤 이야기가 된다 싶으면 그냥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무대 위에서  안판석 PD가 미소짓고 있다./rumi@osen.co.kr
더불어 안판석 감독은 한지민, 정해인을 섭외한 이유에 대해 "이유랄 게 있나. 최고 배우를 찾기 마련이다. 종이에다 써둔다. 1번부터 4번까지. 남자 1번, 여자 1번 이런 식으로 써둔다. 그래서 연락했는데 덜컥하겠다고 하면 그냥 땡큐고, 그 이외에 왜 이 사람을 하자고 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다. 배우가 엄청 많은데 또 어떻게 보면 되게 드물다.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남녀 30대 중반을 대상으로 한다고 할 때 몇 명이나 할 수 있느냐 하면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전작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는 정해인은 "저는 대본을 볼 때 시나리오와 캐릭터를 많이 보는데 이번 '봄밤’은 감독님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있었다. 그 믿음이 있었고 또 선택함에 있어서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그리고 감독님 뵙고 대화한 이후 더 믿음이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또한 "전작에서 연하남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이번 작품에서 없애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것은 없다. 대본이 가장 중요한 것 같고, 대사와 지문, 상황에 집중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무대 위에서 배우 한지민이 기자회견 중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rumi@osen.co.kr
한지민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빨려 들어갔던 지점은 '봄밤’이 어떤 조미료나 첨가물이 없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할 결혼에 대한 생각이 현실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정인을 연기하면서 기존의 다른 캐릭터에 비해서 감정적으로 솔직한 대사들이 많다. 남자 주인공은 멋지고 배려 많은 대사가 있다면 우리들의 대사에서는 실제 연인, 친구 사이에서 주고받을 대사가 많더라. 때로는 이정인이 이기적이고 못돼 보일 수도 있는데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면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겉으로는 조금이라도 나은 척 하지만 사랑 앞에서 솔직할 수밖에 없는 모습들이 있어서 이정인에 대해 표현하려고 노력한 지점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해인은 "이정인과 유지호가 놓인 상황이 제 생각에는 '냉정과 열정의 사이’인 것 같더라. 용기 내서 다가가기도, 다가오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그 부분이 매력적이었다. 대본을 읽으면서 흔치 않은, 일상적인 평범한 남자와 여자가 만날 때 어떻게 사랑에 빠지고 어떻게 발전해나 갈지에 대해 현실적으로 그려진 것 같아서 매력적으로 그려졌다. 그래서 대본을 받자마자 앉은자리에서 다 읽었는데 감독님이 다시 한번 저한테 과분한 제안을 주셔서 감사드리고 싶다"고 거들었다. 
무대 위에서  정해인이 입장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rumi@osen.co.kr
탄탄한 전작에 대한 기대와 별개로 '봄밤’이 처한 환경은 녹록지 않다. 우선 '봄밤'이 밤 10시에서 9시로 드라마 편성 이동을 발표한 MBC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9 시대 드라마다. 더불어 방송과 동시에 온라인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도 송출된다. '봄밤’의 전작인 '더 뱅커’가 김상중, 유동근, 채시라 등 쟁쟁한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한 자릿수 시청률로 종영해 후광을 입기 어려운 데다가 새로운 시간대에서 드라마 시청자를 끌어당겨야 한다는 악조건에 처해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 안판석 감독은 "MBC에서 연락이 와서 고맙다고 하면서 하게 됐다. 예전에 밤 10시 타임도 해보고 JTBC에서 11시 타임도 해봤는데 시간대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다. 그냥 열심히 10시든, 11시든 하면 된다고 했다. 이번에도 9시가 될 확률이 있다고 해서 그냥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이 이상 답변하기 힘들 것 같다"고 너스레까지 떨었다. 
정해인도 "저도 사실 감독님과 같은 생각이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인데 오히려 타 방송사 드라마도 볼 수 있고 저희 드라마도 볼 수 있고 이런 장점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 요즘에는 여러 가지로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많기 때문에 시간대는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요즘 사람들은 이제 TV 말고도 인터넷이나 다양한 방법으로 보기 때문에 저는 크게 신경 안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지민도 역시 "감독님마다 색깔과 성향이 다른데 처음에 저도 대본을 받고 이 대본에 그려지는 이야기와 감성을 어떤 감독님이 하느냐에 따라 잘라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사실 워낙 안판석 감독님 작품을 좋아하기도 했고 특히나 정통 멜로를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작품을 감독님이 하신다고 해서 역시 저한테는 메리트가 컸다"며 안판석 감독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현장에서 연기할 때도 마찬가지로 감독님이 주시는 힘이 큰 것 같다. 다른 현장과 다르게 감독님이 생각하는 컷들과 앵글이 저한테 새롭다. 그런 지점이 신선해서 좋지만 처음에는 더 해야 할 것 같은데 감독님이 괜찮다고 하실 때도 고민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무한 신뢰가 저 역시 생겼다"며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이 대본을 현장에서 최대한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제 역할이고 이러한 진심을 담아서 한다면 정해인 씨가 말한 것처럼 언제 보더라도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어떻게 많은 분들께서 공감하실까 가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20일 오후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 라마다 호텔에서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봄밤’(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무대 위에서 배우 정해인과 한지민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rumi@osen.co.kr
그렇기에 안판석 감독부터 정해인, 한지민 모두 시청률과 작품의 수치, 성적과 관련해서는 담담했다. 무엇보다 안판석 감독은 편성 변경을 야기할 정도로 지상파 드라마가 위기로 평가받는 점에 대해 "지상파 드라마는 위기다"고 단언했다. 
다만 그는 "저는 드라마는 문학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 국어 시간에 문학을 배우는데 문학에 시, 소설, 희곡, 문학평론 이런 것들이 들어있지 않나. 19세기까지는 그랬다가 20세기에 영화가 생기면서 영화도 거기에 들어가는 거다. 그리고 드라마도 문학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도 그렇고 영화라는 매체, 카메라로 뭔가를 찍어주는 게 발달하면서 문학의 시대가 가고 영상의 시대가 왔다고 누군가가 하게 되고 그 말이 시대 선언으로 들리고 멋있어 보이니 시민들도 그렇게 사고하고 행동한다. 자라는 아이들도 책을 읽지 않고 좋은 감독이 되기 위해,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영화관을 간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좋은 감독, 좋은 배우, 좋은 작가가 되는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작품의 본령을 강조했다. 
이에 안판석 감독은 "'봄밤'의 시청률은 진짜 모르겠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한 뒤 "물론 잘 나오면 좋다. 그런데 찍다 보면 하루 일만 생각하고 (시청률은) 잊는다. '오늘도 하루가 무사히 지나가고 살아남기를'. 정말 이 생각만 한다. 해보시면 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지금 촬영이 반 조금 넘었다. 잘 마무리 해서 그야말로 '그럴듯한 드라마', '생각할 게 있는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지민은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만큼 이정인을 잘 담기 위해 고민하고 연기하고 있다. 어떤 자극적인 요소가 없더라도 누구나 겪어가는 사랑 이야기들, 주인공이 처한 상황 안에서 내뱉을 수 있는 대사들에 여러분이 공감하셨으면 좋겠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정해인 역시 "'봄밤'이라는 좋은 드라마를 만들 수 있도록 옆에서 보탬이 되게 최선을 다하겠다. 첫방이 하니까 편안하게 드라마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봄밤'은 22일 밤 9시에 첫 방송된다./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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