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은 더 강해지고 있다, 두산 매치플레이 기어코 우승컵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9.05.19 17: 18

다시 눈물 흘릴 일이 없을 줄 알았던 김지현(28, 한화큐셀)이 또 눈물을 흘렸다.
김지현은 19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파72, 6246야드)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7억 원, 우승상금 1억 7,500만 원) 결승에서 김현수(27, 롯데)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KLPGA 투어에서 우승한 것도 작년 4월 롯데렌터카 여자 오픈 이후 1년 1개월만이다. 개인 통산 5승째.
1년에 만에 우승한 게 눈물 솟구칠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김지현은 우승이 결정 되고 난 이후 눈시울을 붉혔다. 두산 매치플레이에 서린 한이 있고, 또 최근 경기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승을 거둔 김지현이 김자영2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youngrae@osen.co.kr

두산 매치플레이와는 3년 전 악연이 있다. 당시 김지현은 대기만성형이라는 평가만 받고 있을 때였다. 이듬해 3승을 올리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2016년만 해도 좀처럼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던 그였다. 그런데 그 때 마침 좋은 우승기회가 찾아왔다. 두산 매치플레이였다. 하지만 김지현은 결승에서 박성현과 붙어 막판 추격을 허용하고, 연장전에 가선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2019년의 김지현은 그때와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조별리그에서 하민송과 2승 1패, 동점을 이뤘지만 연장 승부에서 승리를 따냈다. 16강 본선에선 첫 상대로 박인비를 만났다. 조별리그에서 박인비는 유독 후반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전반에 유리한 경기를 끌고 가다가도 후반 박인비의 매몰찬 공세를 당한 선수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김지현은 달랐다. 전반에 2DN으로 밀리던 박인비가 후반들어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지만 김지현은 무너지지 않았다. 박인비의 파상공세를 막아내고, 기어코 8강 무대를 밟았다. 8강에서 맞붙은 조정민과는 일진일퇴를 거듭하다가 18번홀에 가서야 간신히 승부를 냈다. 조정민이 파 세이브에 실패한 사이 김지현은 침착하게 파에 성공했다. 
우승을 거둔 김지현이 트로피를 들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youngrae@osen.co.kr
4강전에서는 같은 이름의 김지현2(28, 롯데)을 맞아 흐름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는 했으나 1홀 차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는 김현수를 상대로 비교적 수월한 경기를 펼쳐 6&4로 이겼다.
김지현은 “3년 전 아쉽게 우승 놓쳤던 기억이 있어서 우승이 더 간절했다. 설욕하고 싶었다. 3년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간 것 같은 기분이다. 3년 전 여기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울컥했던 것 같다. 또 작년 시즌 첫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오늘 우승으로 보상을 받은 느낌이라 눈물이 좀 났던 것 같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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