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게 해줘야 하는데" 김태형 감독, 박세혁 향한 커진 믿음과 고민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04.24 11: 10

"원래는 쉬게 해줬야 했는데…."
박세혁(29・두산)은 올 시즌부터 두산 베어스의 안방을 지키는 중책을 안았다. 지난 9년 간 꾸준히 두산의 안방을 지켜온 양의지가 자유계약(FA) 신분이 돼 NC 다이노스로 떠났고, 양의지의 뒤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아온 박세혁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박세혁은 양의지의 공백을 어느정도 지우는데 성공했다. 타율 3할3리, 1홈런으로 준수한 타격 능력을 뽐냈고, 안정적으로 투수와 호흡을 맞췄다. 두산은 18승 8패로 선두를 달리는데 박세혁의 공은 상당했다.

두산 박세혁 /pjmpp@osen.co.kr

박세혁이 포수로 소화한 이닝은, 197이닝으로 LG 유강남(201⅓이닝)에 이은 2위. 그 뒤를 SK 이재원(190이닝), 삼성 강민호(189⅓이닝)가 소화하고 있다. 여기에 빠른 발을 이용한 적극적인 주루플레이 등으로 3루타는 리그 1위(4개)다. 그만큼 체력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박세혁은 잔부상없이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23일 고척 키움전을 박세혁이 훈련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 김태형 감독은 “(박)세혁이가 정말 튼튼하다”고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포수 걱정없이 시즌을 날 수 있도록 한 박세혁의 모습이 든든하기는 했지만, 김태형 감독의 마음 한 편에는 걱정이 함께 했다. 김태형 감독 역시 포수 출신인 만큼, 박세혁이 가진 체력적인 부담을 누구보다 잘 알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은 “(박)세혁이가 많이 나가면 좋긴 하지만, 포수라는 자리가 다른 포지션보다는 두 배는 더 빨리 지치게 되기 마련”이라며 “몸이 피곤하다보면, 밸런스가 무너진다. 특히 타석에서 배트가 제대로 따라오지 못해, 빨리 내려고 힘을 쓰다보면 타격 밸런스가 흔들릴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어서 김 감독은 “쉴 수 있는 상황이 있으면 최대한 쉬게 해줄 생각”이라며 “이제 날이 더워지니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휴식을 주며 체력적인 세이브를 해줘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태형 감독의 구상한 주전 포수의 체력을 아끼기 위해서는 ‘백업 포수’의 역할도 중요하다. 현재 장승현이  뒤를 받쳐주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많이 나가지 못해서 타격 컨디션은 확실하지 않다. 그래도 수비나 도루 저지 같은 부분에서 강점이 있는 선수”라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 것 같다. 양의지가 있을 때는 이렇게 (박)세혁이가 잘해주는데도 어떻게든 양의지를 내고 싶은 마음이었다”라며 웃었다. 주전 포수 역할을 곧잘 수행하는 박세혁을 향한 모습에 흐뭇함이 담겨 있는 미소였다.
김태형 감독의 신뢰에 박세혁은 당찬 각오로 답했다. 박세혁은 “육체는 힘들지만 정신이 깨어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지칠 수도 있겠구나 싶어도, 정신력으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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