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세상人] "지금은 LOL에 가장 열중해야", 팬들의 바람에 응답한 '페이커' 이상혁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9.04.23 15: 11

'함께 한 6년, 함께 할 6년'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SK텔레콤 LOL팀 연습실은 새벽 5시가 되도 불이 꺼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남아있는 선수 중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사람이 '페이커' 이상혁이다. 데뷔 직전인 2012년 11월 팀에 합류해서 그는 변함없이 꾸준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적으로 가장 큰 팬덤을 지닌 슈퍼스타 '페이커' 이상혁이 어느새 데뷔 6주년을 맞았다. 지난 2013년 4월 3일 '201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처음으로 팬들에게 모습을 보였던 그를 보면서 팬들은 앞으로 6년 이상 활약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지난 6년 이상혁의 발자취를 보면 화려함 그 자체다. 지난 1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그리핀과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을 우승하면서 통산 7회의 롤챔스 우승과 롤드컵 3회 우승, 두 차례의 MSI 우승이라는 족적을 남겼다. 더 대단한 것은 그의 행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오는 5월에는 세 번째 MSI 우승에 도전한다.
'역체미(역대 최고의 미드)'였던 그는 지난 스프링 스플릿서 지난해 부진을 말끔하게 떨쳐냈다. '쵸비' 정지훈, '폰' 허원석 등 쟁쟁한 다른 미드 라이너들과 포스트시즌 맞대결서 제압하면서 '한체미' 논란에 멋지게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결승전서 13킬(3데스) 15어시스트로 정지훈(6킬 10데스 4어시스트)을 압도하면서 팀 우승에 일조했다.
OSEN은 데뷔 6주년을 맞은 '페이커' 이상혁을 만난 지난 발자취와 앞으로 그가 생각하는 프로게이머 이상혁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벌써 6년이라는 사실이 처음에는 크게 와닿지 않았죠. 그런데 팬들의 축하를 들으면서 '아 내가 6년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나를 돌아보게 됐어요.팬분들의 사랑에 대해 더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프로게이머를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믿고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항상 성원해주셔서 더 열심히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공식 데뷔전은 2013년 4월 3일 CJ 블레이즈와 롤챔스 경기지만, 그가 팀에 합류한 것은 지난 2012년 11월. 그 당시와 현재 이상혁의 일과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7시간 정도 취하는 수면시간 외에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에 매달려있다.
곁에서 코치시절부터 벌써 햇수로 8년째 이상혁을 지켜보고 있는 김정균 감독은 "오랜기간 선수생활을 하면 제일 어려운 점이 꾸준하다는 점인데 (이)상혁이는 언제나 변함없이 꾸준하게 열심히 잘하는 선수죠.  항상 건강만 했으면 좋겠어요"라며 그에 관해 이야기했다.
'칸' 김동하, '클리드' 김태민, '테디' 박진성, '마타' 조세형 등 화려한 멤버들과 '드림팀'을 결성한 이상혁은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정규시즌 2위를 거쳐 통산 일곱 번째 롤챔스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렸다. 나름 한 가닥 하는 쟁쟁한 동료들이 그에게 자극이 될 법하지만 이상혁은 자신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건 '자신'이라며 '자기 자신과 싸움'에 무게감을 두는 승부사 같은 철학을 전했다.
"사실 처음 팀이 결성됐을 때는 정규시즌서 1위를 기대했었죠. 그런데 스프링 스플릿을 시작하면서 호흡 적으로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렇지만 정규시즌을 2위로 끝내고, 호흡이 맞아가면서 결승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고,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팀원들이 모두 잘해주고 있죠. 저 역시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스스로 생각해요. 동료들을 의식하기보다는 저에게 자극이 되는 건, 저한테 가장 좋은 자극이 되는 것 '저 자신'뿐이라고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리프트 라이벌즈 등 국제 대회에서 출전하는 감회를 듣는 것으로 인터뷰가 이어졌다.
"작년에 LCK팀들이 중국 팀들에게 고전했는데요. 올해는 작년 보다는 더 경쟁력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MSI와 리프트 라이벌즈에서 LCK의 위상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1996년생 우리나이로 어느 덧 스물 네살이 된 이상혁은 팀의 막내에서 이제는 주장으로 한층 어깨가 무거워졌다. 최병훈 감독을 비롯해 '임펙트' 정언영 '벵기' 배성웅 '피글렛' 채광진 '푸만두' 이정현 '마린' 장경환 이지훈 '뱅' 배준식 '울프' 이재완 등 많은 동료가 그와 시간을 보냈다. 그는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그들과 추억을 떠올렸다.
"경기 내적으로는 제가 해결해야 되고, 스스로 해야 하는 게 많았지만 경기 외적으로는 이제까지 함께 했던 동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인간적으로 성숙해지고, 발전할 수 있게 도움을 받은 것 같아요."
이상혁에게 가장 바라는 한 가지를 물어봤다. 프로게이머 이상혁에 한정된 질문이 아닌 인간 이상혁이 현재 생각하고 추구하는 가치로 범위를 넓혔다.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그의 머리 속에 LOL 이외의 생각은 없었다.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 지금 저는 LOL에 가장 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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