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찢어져" 끔찍한 부상에 눈물 쏟은 피츠버그 투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4.23 15: 10

“버디를 위해 기도할 것이다”. 
23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경기를 마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선수단 클럽하우스 분위기는 절간 같았다. 어느 때보다 조용하고 무겁고 침울했다. 4-12 역전패로 때문은 아니었다. 투수 닉 버디(26)의 끔찍한 부상 재발에 선수단 모두 한마음으로 안타까워했다. 
버디는 이날 4-6으로 역전당한 7회초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어 8회초 애리조나 재로드 다이슨에게 2구째 96.7마일 강속구를 던진 뒤 갑자기 마운드에 주저앉았다. 글러브를 내려놓은 채 왼팔로 오른팔을 부여잡았다.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 채 마운드 위에 쓰러졌다. 피츠버그 동료 선수들부터 클린트 허들 감독까지 마운드에 모여 걱정스런 표정으로 버디의 상태를 살폈다.

8회초 무사 1, 3루 상황 피츠버그 투수 닉 버디가 투구 직후 팔을 잡고 쓰러진 뒤 얼굴을 감싸쥐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dreamer@osen.co.kr

얼굴이 일그러진 버디는 감정이 복받쳤는지 눈물을 쏟아냈다. 겨우 일어서 마운드를 내려갈 때는 어깨를 들썩일 정도로 울음을 참지 못했다. 피츠버그 구단은 버디가 오른쪽 팔꿈치, 이두박근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정밀 검진을 받아봐야 자세한 상태를 알 수 있지만 예사롭지 않다. 버디는 지난 2017년 5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경력이 있다. 
8회초 무사 1, 3루 상황 피츠버그 투수 닉 버디가 투구 직후 팔을 잡고 쓰러진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백전노장 허들 감독도 경기 후 “선수가 그렇게 아파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며 “오늘 밤 버디를 위해 기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버디의 공을 받은 피츠버그 포수 엘리아스 디아즈는 “어떻게 설명할 수 없다. 버디의 입장에선 ‘내 커리어가 끝났다. 다시 공을 던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는 울고 있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슬퍼했다. 
버디에 앞서 던진 구원투수 카일 크릭도 “가슴 아프다. 버디가 지난해 어떻게 이곳에 왔는지 안다. 이제 막 성공을 하려던 차에 이런 부상을 당하다니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2017년 팔꿈치 수술 이후 재활을 거쳐 지난해 9월 빅리그에 데뷔한 버디는 올해 풀타임 빅리거로 자리 잡을 시점이었다. 그런데 같은 부상으로 또 이탈할 위기에 놓였다. 
상대팀 애리조나 선수단도 버디의 쾌유를 빌었다. 토레이 로불로 애리조나 감독은 눈물 흘린 버디를 보며 “끔찍했다. 우리 모두 경쟁자이자 동업자다. 버디에겐 정말 불행한 일이다. 그와 피츠버그 구단에 꼭 좋은 소식이 있길 바란다”며 큰 부상이 아니길 기원했다. 
8회초 무사 1, 3루 상황 피츠버그 투수 닉 버디가 투구 직후 팔을 잡고 쓰러진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버디는 지난 2014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46순위로 미네소타 트윈스에 지명됐다. 100마일 강속구 유망주로 주목받았지만 2016년 팔뼈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2017년에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아 빅리그 데뷔가 늦어졌다. 결국 2017년 시즌 후 룰5 드래프트를 통해 피츠버그로 이적했다. 
지난해 9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우완 투수 버디는 이날 부상 전까지 시즌 10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4.32를 기록 중이었다. 8⅓이닝 동안 무려 17개의 삼진을 잡았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 96.9마일, 시속 155.8km에 달하는 압도적인 구위로 피츠버그 불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됐다. 
8회초 무사 1, 3루 상황 피츠버그 투수 닉 버디가 투구 직후 팔을 잡고 쓰러진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그라운드로 나와 상태를 살피는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dreamer@osen.co.kr
그러나 이날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눈물을 흘리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5년 가까운 마이너리그 생활 내내 잦은 부상으로 발목 잡혔던 버디, 메이저리그에 안착할 시점에 찾아온 끔찍한 부상 악몽이라 안타까움을 산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버디의 상태가 심각하지 않길 바라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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