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강정호에 굉장히 안 좋은 기억" 설욕 벼르는 류현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4.23 17: 47

“마지막 기억이 굉장히 안 좋다”. 
LA 다저스 류현진(32)이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대결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류현진은 선발 로테이션 순서상 오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피츠버그와 홈경기 선발투수로 나선다. 
무릎 재활 중인 베테랑 선발투수 리치 힐이 피츠버그 시리즈에 맞춰 복귀할 예정이지만, 등판이 하루 정도 밀리더라도 피츠버그 3연전에 나설 것이 확실하다. 류현진과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첫 투타 맞대결이 유력하다. 강정호는 좌완 투수가 나오는 날에는 선발출장하고 있다. 

류현진-강정호. /dreamer@osen.co.kr

류현진은 강정호와 맞대결에 대해 “7년 만에 만나는 것이다. 마지막 기억이 내게 굉장히 안 좋다”며 웃어보였다. 그가 말하는 마지막 기억이란 KBO리그 시절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2012년 10월4일 대전 넥센(현 키움)전을 말하는 것이다. 류현진에겐 잊을 수 없는 경기로 아직까지 회자된다. 
당시 시즌 최종전에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7회 1사까지 무실점으로 막으며 한화의 1-0 리드를 이끌었다. 그러나 7회 1사 후 강정호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강정호와 통산 36차례 맞대결에서 34타수 6안타 타율 1할7푼6리 1홈런 1볼넷 11삼진으로 류현진이 절대 우세를 보였지만 이 홈런 한 방이 뼈아팠다. 
2011년 KBO리그 시절 강정호-류현진. /sunday@osen.co.kr
당시 한화 타선도 1점 지원에 그쳤고,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류현진은 9회를 지나 10회까지 무려 129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2탈삼진 1실점 투혼을 불살랐지만 끝내 승패 없이 물러났다. 결국 류현진은 그해 182⅔이닝 평균자책점 2.66에도 불구하고 9승으로 시즌을 마쳤고, 연속 시즌 두 자릿수 기록도 6년에서 끊겼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한국을 떠나면서 류현진이 가장 아쉬워한 순간이었다. 
같은 1987년생 동갑내기인 두 선수는 2005년 청소년야구대표팀에서 함께하며 친분을 쌓았다. 나란히 2006년 류현진이 한화, 강정호가 현대에 지명되며 프로에 입단했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며 국제대회에서도 존재를 알렸다. 류현진이 2013년 먼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강정호가 2년 뒤 같은 무대로 향했다. KBO리그 소속 투수, 타자로 각각 최초 포스팅 직행이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선 대결이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강정호가 맹활약한 2015~2016년 류현진은 어깨,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었다. 류현진이 돌아온 2017~2018년에는 강정호가 음주운전 사고 여파로 뛰지 못했다. 4년간 엇갈렸던 두 선수였지만 이제야 진검승부를 벌인다. 류현진은 4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3.10, 강정호는 18경기 타율 1할4푼3리 3홈런 7타점을 기록 중이다. 
7년 전 아픔을 설욕하고 싶은 류현진은 “미국에서 친구와 맞대결하는 것만으로도 뜻깊을 것 같다.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다”며 승부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강정호도 “같이 경기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서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것이다”고 류현진과 멋진 승부를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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