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맨→안경맨’ LG 정우영, KBO 최고 ‘땅볼 사냥꾼’ 위력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9.04.22 17: 02

 LG 신인 투수 정우영(20)이 '제로맨'에서 '안경맨'이 됐다. 명품 '투심'을 앞세운 그는 KBO리그 최고의 '땅볼 사냥꾼'으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정우영은 약 일주일 전에 안경을 맞췄다. 동그란 렌즈의 안경을 쓴 그의 모습은 여전히 고교생 같았다. 시력이 갑자가 나빠졌을까. 정우영은 "원래 난시가 조금 있었다. 포수 사인을 볼 때 얼굴을 찡그리게 되더라"며 "(유)강남이 형이 나한테 사인을 낼 때는 다리 사이에서 내지 않고, 왼쪽 허벅지 쪽으로 손가락을 펼쳐서 냈다. 그런데 2루에 주자가 있으면 (사인 캐치) 신경도 쓰이고, (난시 교정) 안경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아직 실전 경기에서는 안경을 쓰지 않은 채 마운드에 오르고 있지만, 적응기를 거치면 안경 낀 그의 모습을 마운드에서 볼 수 있을 전망. '제로맨에서 안경맨이 되는 것이냐'고 농담을 건네자 “이제 실점했으니 제로맨은 아니죠”라고 웃으며 말했다. 

LG 정우영은 최근 난시 교정용 안경을 맞췄다.

정우영은 지난 10일 잠실 삼성전에서 5-5 동점인 8회 2사 3루에서 김헌곤 타석 때 보크를 범하며 5-6 역전패를 허용했다. 이전까지 무실점 행진이던 그의 프로 첫 실점은 적시타가 아닌 보크에 의한 실점으로 깨졌다. (삼성전 패전 투수가 된 뒤 안경을 맞췄다)
지난 16일 NC전에서는 2-0으로 앞선 1사 1,2루에서 구원 등판해 또 한 번 진기한 경험을 하며 배워갔다. 몸에 맞는 볼, 폭투(2-1), 투수 땅볼, 포수 땅볼→1루수 포구 실책(2-2), 우익수 뜬공을 기록했다. 실책에 의한 동점 허용으로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러나 17~18일에도 등판해 3연투도 소화했다. 신인에겐 다소 무리가 있는 3연투였지만, NC 상대로 이틀 연속 11회와 12회 연장 접전을 펼치며 LG 필승조 모두가 2연투를 한 상황이었다. 이틀 동안 ⅔이닝 18구(16일), 1이닝 8구(17일)로 투구 수가 적었던 정우영은 18일에도 등판해 2이닝 24구를 던졌다.
22일 현재, 정우영은 13경기에 등판해 3홀드 1패 평균자책점 0.49의 짠물 피칭을 자랑한다. 18⅓이닝을 던지면서 피안타는 9개, 탈삼진 13개, 사사구는 4개다. 0점대 평균자책점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땅볼/뜬공 비율이다. 정우영은 안타와 삼진, 사사구 외에34개의 땅볼 아웃, 6개의 뜬공 아웃으로 땅볼/뜬공이 무려 5.67이다. 15이닝 이상을 소화한 KBO리그 투수들 중에서는 압도적인 1위다. 버틀러(NC)가 36땅볼/11뜬공으로 3.27, 장시환(롯데)이 28땅볼/11뜬공으로 2.33이다.  
정우영의 주무기인 140km 초중반의 투심(싱커)은 무브먼트가 좋아 타자들이 제대로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구로 타자를 맞춰 잡는 피칭이 가능하다. 정우영은 21일 키움전에서 4-3으로 앞선 8회 등판해 중심타선 상대로 김하성(2땅), 박병호(삼진), 샌즈(2땅)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투구 수 19개 중 17개가 투심이었다. LG 내야 수비가 안정되면서 '땅볼 사냥꾼' 정우영의 위력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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