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에서 믿음으로' 이대성-유재학 감독, '자유이용권'에 담긴 신뢰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04.22 05: 51

[OSEN=울산, 이종서 기자 ] “많이 미워도 하고, 원망도 했어요.”
모비스는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KBL)’ 챔피언결정전 5차전 전자랜드와의 맞대결에서 92-84로 승리했다.
모비스는 챔피언결정전 전적 4승 1패를 기록하며 통산 7번째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섰다. 아울러 2014-2015년 이후 4년 만에 5번째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모비스는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KBL)’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전자랜드를 92-84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챔피언결정전 4승 1패를 기록한 모비스는 2014-2015 시즌 이후 4년 만에 통산 5번째 통산 우승에 성공했다. 아울러, 부산기아엔터프라이즈 시절인 1997년을 비롯해 2006-2007, 2009-2010, 2012-2013, 2013-2014, 2015-2016에 이은 통산 7번째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섰다.MVP에 선정된 현대모비스 이대성이 기뻐하고 있다./youngrae@osen.co.kr

이날 MVP는 이대성에게 돌아갔다. 이대성은 챔피언결정전 5경기에서 총 81득점, 평균 16.2득점을 기록했고, 평균 2.6리바운드, 18스틸을 기록하며 우승 주역이 됐다. 이대성은 기자단 투표 80표 중 37표를 받았다.
이번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이대성에게 좀 더 특별했다. 창의적인 플레이를 좋아하는 이대성은 팀 플레이를 중시하는 유재학 감독 아래에서 자유가 ‘봉인’됐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이대성은 유재학 감독으로부터 우승 시 ‘자유이용권’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유재학 감독에게 이대성은 다듬고 싶은 원석과 같은 선수였다. 재능은 출중했지만, 좀 더 팀에 녹아들기를 주문해왔다. 미디어데이에서도 유 감독은 “자유이용권을 무작정 주자니 선수가 망가질 것 같다. 그렇다고 또 막기만 하면 선수의 창의성을 죽이는 것 같다”라며 고민을 내비치기도 했다.
모비스는 결국 정상에 섰고, 유재학 감독도 화끈한 결단을 내렸다. 유재학 감독은 “방송 인터뷰를 하고 (이)대성이와 둘 포옹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자유이용권에 대해 물어보더라. 준다고 했다”고 공약을 지키겠다는 뜻을 전했다.
조건도 달았다. 유 감독은 “선수를 키우고 잘되게 하는 것이 감독의 임무다. 대성이가 더 대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유이용권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본인이 좋아하는 플레이를 하도록 만들어 놓고 다듬어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어느정도 ‘제한’은 있을 것으로 이야기했지만, 유재학 감독은 이대성을 향해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유재학 감독은 “대성이라고 하면 정말 열심히, 성실히 하는 선수고, 그것을 코트에서 보여주려고 한다. 연습도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젊은 선수가 달걀 20~30개를 먹고, 닭가슴살만 먹고 그러는 것이 쉽지 않은데,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다”라며 “모든 운동 선수들은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본보기가 이대성이라고 생각한다”고 칭찬을 했다.
물론 바라는 점도 있었다. 좀 더 팀에 녹아들기를 바라는 것. 유재학 감독은 “코트 안에서 좀 더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기를 바란다”라며 “팀을 위한 진정한 리더가 됐으면 좋겠다”고 성장을 바랐다.
이대성 역시 유재학 감독을 향한 강한 신뢰를 전했다. 다만, 좀 더 복잡 미묘한 마음이었다. 이대성은 “솔직히 지금까지 원망도 많이 했고, 미워도 많이 했다. 감독님께서도 내가 못 컸다는 생각에 실망도 많이 하셨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서 그는 “시즌 중간에 감독님께 내 속마음을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다 이야기하고 나니 더 다가가게 된 것 같다. 감독님을 믿고 하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더 믿고 해야할 것 같다. 감사한 분”이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자유이용권에 대해서도 이대성은 “MVP를 받은 것보다 자유 이용권을 받은 것이 더 기분 좋다”고 웃어보이며 “그렇다고 내가 프리스타일로 농구를 할 것은 아니다. 감독님께서 더 믿어주신다는 뜻인 만큼, 내년에는 더 신나게 농구를 하고 싶다”라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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