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존엄을 위해"..'대화의 희열2' 유시민, 청년 운동가→작가 된 이유 [종합]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9.04.21 10: 37

'대화의 희열2' 유시민이 다양한 직군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KBS2 예능 '대화의 희열2'에서는 민주화 운동, 베스트셀러 작가, 정치인, 방송인이라는 활동을 펼쳐온 유시민이 출연해 입담을 뽐내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유시민은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인 1980년 5월 17일, 학생회관을 지키다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로 잡혀간 일화를 털어놨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다른 대학 총학생회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로 전화를 하기 때문에 끝까지 지키고 있었던 것일 뿐이다. 계엄군이 닥치면 도망가려 했지만 못 도망쳤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선사하기도.

'대화의 희열2' 방송화면 캡처

이어 유시민은 "합수부에서 글 쓰는 재능을 발견했다"면서 "진술서를 쓸 때만은 구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기 위해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 하루에 100장을 쓴 적도 있었다. 얼마 후 수사국장이 와서 내가 쓴 글을 보고 '글 진짜 잘 쓰지 않냐'라고 칭찬하더라. 그때 글쓰기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징역살이 중 자신을 유명하게 만든 '항소이유서'에 대해선 "무료 변론을 한 인권 변호사들이 혼자 보기 아깝다며 누이에게 전달했고, 이를 인쇄해 법원 기자실에 나눠줬다. 결국 동아일보에서 조그만 박스로 기사가 나왔다. 하지만 당시 교도소 안에선 '항소이유서'가 큰 화제가 됐는지 전혀 몰랐다"고 덧붙였으며, 민주화 운동을 한 이유에 대해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존엄이다. 나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시작하면, 실패해도 존엄은 지킬 수 있어서 괜찮다"고 밝혀 이해를 도왔다.
'대화의 희열2' 방송화면 캡처
이 외에도 유시민은 "드라마 작가를 했었다. 원작이 있는 소설을 각색했는데 연애소설이었다. 당시 조용원의 복귀 작품으로 유명했는데 중간에 배우들 파업 때문에 중단돼서 시청률이 망했다. 당시 내가 수배 중이었기 때문에 '유지수'라는 가명으로 작품을 썼다"면서 드라마 작가로 활동했던 경력을 공개하는가 하면, "글을 쓰면 내가 가지고 있는 걸 책 속에 내놓지 않나. 그런데 뭔가가 소진되는 게 아니고 그걸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더 많은 걸 알게 된다. 계속 차오르는 느낌이다"라고 글쓰기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이날 청년 시절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이유와 작가로서 활동하는 현재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 유시민. 시대의 공포 속에도 자신의 신념과 존엄을 지키낸 그에게 많은 이들이 응원과 박수로 화답하고 있는 상황. 이를 입증하듯, 이날 '대화의 희열'은 6.0%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에 방송 말미 "정치인 유시민, 대선까지 가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아 궁금증을 높인 유시민이 다음주 '대화의 희열2'에서 또 어떤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을지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nahee@osen.co.kr
[사진] '대화의 희열2'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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