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백업들의 쌍끌이...줄부상 극복한 NC 선두 등극의 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4.15 17: 02

NC 다이노스는 시즌 시작도 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이 속출했다. 부상 퍼레이드에 그 공백을 채우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부상 변수들을 무사히 극복했고, 현재 NC는 13승6패로 단독 선두까지 올라섰다. 
지금의 NC를 만든 대표적인 원동력은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이맛현(이 맛에 현질한다)’의 참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 포수 양의지의 존재, 그리고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건실하게 채워준 ‘잇몸’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었다. 
125억 원이라는 대형 FA 계약을 체결해 NC로 이적한 양의지는 이적과 동시에 공수, 투타의 실세가 됐다. 중심 타선에서, 그리고 안방에서 양의지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을 찾는 것은 힘들었다. 그리고 양의지의 손길이 더해진 NC의 전력은 더욱 탄탄해졌다. 지난해 최약체 타선(타율 .261, OPS 0.733 최하위)은 단숨에 리그 최정상의 타선으로 변모했다. 팀 타율 2할8푼3리이고 팀 장타율은 0.467에 달한다. 팀 OPS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8할대를 찍고 있다(0.817). 양의지 한 명의 힘이라고 볼 순 없지만 양의지는 공격력 향상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양의지는 타율 3할9푼6리 6홈런 17타점 OPS 1.276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190324 양의지

김영규, 박진우, 최성영, 배재환 등 젊은 투수들이 현재 투수진의 주축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양의지의 도움은 무시할 수 없었다. 홈플레이트 뒤에 버티고 있는 양의지의 존재로 인해 이 투수들은 편안하고 단순하게 공을 뿌릴 수 있었다. 양의지에 대한 투수진의 신뢰도는 수치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양의지는 투수진 안정화에도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투수진 성장과 안정을 목표로 양의지를 선택했던 구단의 결정이 경기력으로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양의지가 굳건하게 중심 역할을 해주고 있는 가운데, 부상병들이 돌아오기까지 ‘버티기’를 실현하게 해준 ‘잇몸’인 백업 선수들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개막전을 치르기도 전에 나성범, 박민우, 구창모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개막 3경기 만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가 전열에서 빠졌다. 여기에 최근에는 김성욱, 모창민, 외국인 투수 에디 버틀러까지 부상을 당했다. 박석민도 경기에 나서고는 있지만 팔꿈치 상태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정상적인 전력을 꾸리는 것 자체가 힘든 실정이었다. 
그러나 NC는 주전들의 ‘난자리’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백업이라고 생각했던 선수들이 주전 못지 않은 역할을 했다. 박민우의 리드오프-2루수 공백은 이상호가 채웠다. 이상호는 타율 3할3푼3리 2타점 9득점 2도루로 공격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 나성범의 공격력 공백은 권희동이 타율 3할1푼9리 2홈런 15타점 10득점 활약으로 채웠다. 박석민이 3루 자리를 온전히 소화하기 힘든 상황에서는 지석훈이 묵묵하게 채웠다. 여기에 김태진과 이우성 등 내외야의 기대주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과시하면서 알토란 같이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구창모가 빠진 선발 공백은 김영규의 활약이 돋보인다. 2년차 좌완 김영규는 현재 3승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 중이고, 박진우 역시 4경기(3선발) 2승 평균자책점 1.83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마크하고 있다. 모두 기대 이상으로 현재 상황들을 바꿔놓고 있다. 이들의 활약으로 구창모의 복귀 이후 자리도 걱정해야 할 정도. 이동욱 감독은 “행복한 고민은 언제든지 괜찮다”며 미소를 감추지 않고 있다.
현재는 나성범, 박민우, 베탄코트가 복귀해 지쳐가던 백업들과 바톤 터치를 했다. 장기레이스에서 부침은 피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시즌 초반 백업들이 얻은 자신감과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 되어 시즌 중후반에 다시 힘을 보탤 수 있다. 그리고 ‘변함 없는’ 양의지의 활약까지 더해진다면 NC의 질주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시즌 전체를 관통해 리그 판도를 바꿔놓을 전망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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