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우승' 박미희 감독, 부담과 책임으로 걸은 '여성 최초의 길'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03.28 05: 19

"누군가 하게 된다면 제가 해보려고 했습니다."
흥국생명은 2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도로공사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세트스코어 3-1(15-25, 25-23, 31-29, 25-22)로 승리했다. 챔피언결정전 3승(1패)을 달성한 흥국생명은 2008~2009시즌 이후 10년 만에 네 번째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섰다. 아울러 2006~2007년 이후 흥국생명의 첫 통합 우승이다. 
흥국생명의 우승은 단순히 배구계 뿐 아니라 4대 프로스포츠에도 새롭게 한 획이 그어졌다. 2016~2017년 우승과 함께 '여성 지도자 최초' 프로 우승을 달성한 박미희 감독은 사상 최초로 통합 우승을 달성하게 됐다.

최초라는 길을 걷기 위해서는 많은 짐을 짊어진 박미희 감독이었다. 박미희 감독은 "2년 전 정규리그 우승할 때 '그녀가 가는 길이 역사가 된다'라는 기사를 봤다. 힘들었을 때 사실 현장에 계속 있어야 하나 말아야 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비록 내가 큰 사람은 아지만, 지난해와 같이 최하위의 성적으로 떠나면 안된다는 책임감이 컸던 것 같다. 그래서 다시 해야하겠다는 의지가 생겼다"고 밝혔다.
지금의 자리가 혼자만의 자리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앞으로 새롭게 길을 걸을 후배들을 위한 선구자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부담이 함께 했다. 박 감독은 "내가 굳이 어깨가 무거울 필요가 없지만, 누군가 하게 된다면, 내가 하려고 했다. 그래도 최소한 후배의 길을 막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는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현역 시절 영리한 플레이를 펼치며 국가대표까지 했던 박미희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하나의 목표를 이뤘다. 그러나 박미희 감독은 정상에 올라선 현재가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감독은 "아마 (감독을) 그만둘 때까지 새로운 목표가 생길 것 같다. 선수 생활을 할 때 힘들었다고 생각했는데, 해보니 지도자가 더 힘들더라"라고 웃어보이며 "현장을 떠날 때까지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갈 수 있도록 개인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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