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의 4가지 얼굴"..'페르소나' 배우 이지은의 변신과 도전(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3.27 12: 20

 ‘아이유의 네 가지 얼굴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넷플릭스 단편영화 ‘페르소나’(감독 이경미・임필성・전고운・김종관,제공 넷플릭스, 제작 미스틱, 공동제작 기린제작사)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페르소나’는 이경미, 임필성, 전고운, 김종관 등 4명의 영화감독들이 페르소나가 된 가수 겸 배우 아이유(이지은)를 각기 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4개의 단편 영화 묶음이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주인공 아이유와 임필성 감독, 전고운 감독, 김종관 감독, 그리고 가수 겸 작곡가・방송인이자 영화 제작자로 나선 윤종신이 참석했다. 이경미 감독은 이날 차기작 연출로 참석하지 못했다.

2008년 가수로 데뷔한 아이유는 그간 ‘나의 아저씨’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프로듀사’ 등 드라마는 했지만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유는 이에 “영화 ‘페르소나’를 통해 네 가지 모습을 보여 드리게 된 이지은”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이유는 “처음에 출연을 제안 받았을 때 이렇게 큰 관심을 받게 될지 몰랐다. 처음엔 단편영화 4편이라고 하니까 ‘좋다. 하겠다’는 말로 시작했는데 오늘 이렇게 100명에 가까운 많은 기자들이 오실 줄 몰랐다(웃음). 또 그때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단편영화 4편이라는 신선한 작업이라고 생각해서 도전을 했는데 이렇게 인사 드리게 돼 떨리고 설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처음이라 아직 얼떨떨하다. 찍은 지 조금 됐는데 영화는 확실히 후반 작업이 오래 걸린다는 걸 알았다. 이제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어제는 밤잠도 설쳤다.(웃음)”라는 소감을 덧붙였다.
‘페르소나’를 통해 영화배우로 나선 아이유는 "우선 (4편의 주연이라는)제안이 제게 들어왔다는 게 신기했다. 평소 제가 네 분의 감독님들의 작품을 좋아했다. 첫 미팅에서 저에 대해 얘기를 편안하게 잘 하시는 걸 보고 ‘제가 편안하게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낯을 가리는데 첫 만남부터 잘 통했던 거 같다”며 “네 명의 감독님들이 저를 다각도로 보셨고 제가 네 가지 캐릭터로 연기하는 것이라서 저에게도 굉장히 오래 기억에 남을 거 같다”고 데뷔작에서 네 편의 영화를 동시에 마친 소감을 전했다.
가수 겸 예능인, 작곡가, 소속사 대표로 바쁘게 활동 중인 윤종신은 영화의 제작자로 처음 나서게 됐다. “영화 제작사로서는 처음이다. 예전에 음반 프로듀서를 한 적은 있지만 '페르소나'는 제가 처음 아이디어를 냈고 제안을 했다. 기획을 한 이유는 단순한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종신은 “이 감독님들이 연출한 영화들을 보게 됐는데 시간이 훌쩍 가더라. (영화를 위해)여러 감독님들을 만나다가, 중간 회의 중, ‘여러 감독님과 한 배우가 만나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이어 ‘그러면 어느 배우가 좋을까?’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갑자기 가수 겸 아이유가 떠올랐다”라고 캐스팅 과정을 전했다. 
아이유가 출연한 ‘페르소나’는 네 편이 담겨 있다. 먼저 이경미 감독의 ‘러브 세트’는 테니스 코트 위 두 여자의 불꽃 튀는 승부를 담았다. 아빠의 애인을 질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딸 아이유와 호락호락하지 않은 아빠의 애인 역의 배우 배두나가 호흡을 맞췄다. 테니스 코트를 사이에 두고, 팽팽히 맞선 두 여자가 과연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결말이 궁금하다. 
이날 아이유는 '네 편의 단편 중 어느 영화가 장편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느냐'는 물음에 “오늘 이경미 감독님이 안 오셔서 선택을 하라면 이경미 감독님의 영화를 선택하겠다”는 질문에 센스 있게 답하며 부끄럽게 웃었다.
임필성 감독의 ‘썩지 않게 아주 오래’는 모든 걸 바칠 만큼 매혹적인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유분방한 아이유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녀 때문에 애태우는 배우 박해수가 신선한 케미스트리를 빚어냈다. 그들이 선보일 썩지 않는 로맨스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임필성은 가수 아이유이자 배우 이지은과 작업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저는 이지은이 뮤지션을 뛰어넘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했다. ‘나의 아저씨’ 같은 작품을 보면 가능성이 넘치는 배우다. 작업을 하기 전에 음악으로서 팬이기도 했다"며 "다른 선택지가 있고 없고를 따지기 보다 '이지은과 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선택을 했다. 저는 음악도 하고 있고 나중엔 아이유와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공녀'로 주목받은 전고운 감독의 ‘키스가 죄’는 키스마크 때문에 아빠한테 머리카락이 잘린 채 집에 갇힌 친구를 구출하는 엉뚱 발랄한 여고생 이지은의 모습을 담았다. 전 감독은 “아이유를 제가 캐스팅 한 것은 아니고, 미리 정해진 프로젝트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것이다. ‘소공녀’ 이후 긴 휴지기로 들어가려고 했다(웃음). 근데 이 감독님들이 제 영화를 좋게 봐주셔서 구직 활동을 도와주셨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저는 이 프로젝트를 굉장히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감독님들과 이지은이라는 큰 산을 앞에 두고 걱정을 하기도 했다(웃음). 근데 임필성 감독님이 장문의 문자를 보내주셔서,제가 뭐라고(웃음). 참여하게 된 이유가 됐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키스 마크'는 지난 2018년 ‘소공녀’로 각종 영화제를 휩쓴 전고운 감독의 연출작으로, 억압적인 가부장제에 맞선 고등학생 소녀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았다. 친구의 아빠에게 복수를 계획하는 한나 역의 이지은과 혜복 역으로 열연한 신인배우 심달기의 귀여운 케미스트리가 돋보이는 버디 무비다. 
김종관 감독의 ‘밤을 걷다’는 이별한 연인과의 슬프고 아름다운 밤 산책을 다룬 낭만적인 이야기이다. 이지은은 한 남자의 꿈에 나타난 옛 연인을 연기한다. 흑백 사진 속 외로워 보이는 이지은과 아름답지만 슬픈 분위기가 피어오르는 밤거리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일상의 미학을 담아내는 섬세한 연출을 자랑하는 김종관 감독의 연출과 이지은의 성숙하고 차분한 감성, 그리고 배우 정준원의 열연이 만나 그려진 ‘밤을 걷다’ 속 아름다운 꿈 산책이 우리 모두의 외로움을 자극한다. 김종관 감독은 “저도 사실은 제가 이지은 배우를 캐스팅한 게 아니라, 이 프로젝트에 들어온 거다. 제가 이 프로젝트에 들어온 건, 이지은 배우가 처음부터 있었지만, 이지은 배우의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첫 대면에서 그녀에게 영감을 받았고 같이 작업을 하면서도 굉장히 좋았다. 제가 믿고 의지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게 연기를 해줬다. 프로젝트 자체가 굉장히 즐거웠다”라고 말했다.
팔방미인 윤종신은 가수로서 2010년부터 ‘월간 윤종신’이라는 프로젝트를 10년여 간 이어오고 있으며, 예능인으로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또한 소속사를 운영한지 약 7년 정도 지났다.
윤종신은 자신의 방향성에 대해 “‘사람들이 이거 좋아할까?’라는 질문에 답이 없는 거 같다. 그래서 저는 ‘나는 이거 좋아하는데 사람들이 이거 좋아하게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으로 바꾸었다"며 "저희는 사람들이 원하는 걸 찾아서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걸 제안하는 게 우리 직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드라마, 영화, 음악에)대자본이 투입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품을 만드는 방향으로 바뀐 거 같다. 많은 쪽에서 안전함을 찾으려고 하는 거 같다. 그럼에도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해보려고 한다"며 "많은 감독님들을 만나다 보니 그들에게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많은데, 자본의 선택을 못 받고 있다는 걸 알았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기획들이 있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윤종신은 '페르소나'를 시작으로 돈이 되는 작품을 좇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소개하고 대중과 함께 나누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페르소나'는 내달 5일 넷플릭스를 통해 첫 공개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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